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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잡겠다던 中샤오미, 추징금·감시논란 새해부터 겹악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06 14:04

수정 2022.01.06 14:04

- 인도 정부, 세금 회피 명목 1000억원대 추징금 통보
- 中샤오미 이용자 "특정 앱 차단 기능 탑재는 감시 목적"
샤오미가 20만원대 보급형 스마트폰 '레드미 10'과 무선이어폰 '샤오미 레드미 버즈3', 스마트워치인 '샤오미 레드미 워치 라이트2'를 국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스마트폰 '레드미 10'. /사진=뉴스1
샤오미가 20만원대 보급형 스마트폰 '레드미 10'과 무선이어폰 '샤오미 레드미 버즈3', 스마트워치인 '샤오미 레드미 워치 라이트2'를 국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스마트폰 '레드미 10'. /사진=뉴스1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최대이자, 세계 3위 스마트폰 제조사인 샤오미가 인도 정부로부터 1000억원대 세금을 추징당할 상황에 놓였다. 샤오미는 또 최근 내놓은 신형 운영체제(OS)에 특정 애플리케이션 설치 차단 기능을 탑재하면서 ‘감시’ 논란에 빠졌다. 샤오미는 ‘애플 짝퉁’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플을 추월하겠다는 포부까지 밝혔지만 오히려 새해 시작부터 연이어 악재를 만난 셈이 됐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재무부는 5일(현지시간) 샤오미 인도 법인이 일부 세금을 회피했다면서 수입 관세 65억3000만 루피(약 1055억원)를 내야 한다고 샤오미에게 통보했다.

샤오미 인도 법인이 2017∼2020년 미국 퀄컴과 샤오미 중국 본사에 내는 특허 사용료를 스마트폰 및 각종 부품 가격에 반영하지 않는 방법으로 일부 수입 관세 납부를 회피했다는 게 인도의 추징금 판단 명분이다.



샤오미는 저가 휴대폰으로 오랫동안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샤오미의 인도 스마트폰 출하량은 2020년 기준 4100만대다. 지난해 2·4분기엔 애플을 제치고 삼성에 이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샤오미는 “전 세계에서 합법적 경영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면서 “이번 세금 문제의 근원은 특허 사용료를 수입 상품의 가격에 반영할 것인지에 있는데 여러 나라에서 이것은 복잡한 기술적 문제”라는 입장이다.

또 샤오미는 최근 출시한 자사의 신형 OS인 ‘미유아이(MIUI) 13’에 특정 앱 설치 차단을 비롯해 ‘스캠(신용사기) 방지 기능’을 탑재했지만, 중국 이용자의 감시 활용 의혹을 받고 있다.

미유아이 13은 중국의 인터넷 당국인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로부터 스캠 용의자 및 관련 앱에 관한 블랙리스트를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유아이 13은 샤오미의 신형 스마트폰인 ‘미(MI) 11’과 ‘미 11 프로(Pro)’에 설치됐으며 구형 스마트폰 이용자들도 오는 5월부터 설치할 수 있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이 기능이 스캠 피해 예방 외에도 중국 당국의 스마트폰 이용자 감시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중국 당국은 이른바 ‘만리방화벽’으로 불리는 인터넷 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다가오면서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CAC는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을 출시하려면 사전에 당국의 심사를 받아야 하는 내용의 ‘모바일 인터넷 응용 프로그램 정보 서비스 관리 규정’ 초안을 전날 발표하기도 했다.

외신은 “중국 당국은 지난 1년간 게임, 부동산, 교육에 이르기까지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샤오미는 지난해 말 중국 시장에 플래그십 스마트폰 ‘샤오미 12'’를 출시했다. 글로벌 시장은 올해 2월께 내놓을 것으로 관측됐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첫 공개 당시 “애플을 주시하고 있다”며 “그간 샤오미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자들을 따라잡아왔는데, 샤오미12 시리즈는 애플 추월을 목표로 잡고 기획했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