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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긴축폭탄에 가상자산 '휘청'..추가 하락도 예고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06 16:53

수정 2022.01.06 16:53

비트코인, 하루 사이 9% 하락
테이퍼링·금리인상·채권매각 영향
상승 모멘텀 없어 추가 하락 가능성 높아
[파이낸셜뉴스] 미국이 당초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바로 보유 채권 매각에 나서는 등 긴축을 예고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휘청이고 있다. 미국의 긴축은 기관투자자들이 위험수단으로 여겨지는 가상자산 매도로 직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추가 하락 예고까지 잇따르고 있다.
비트코인, 하룻새 9% 폭락...석달전 시세로 뒷걸음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3월 금리인상 및 채권 매각을 시사하면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 급락했다. /사진=뉴스1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3월 금리인상 및 채권 매각을 시사하면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 급락했다. /사진=뉴스1로이터

6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최고가가 4만6929.05달러(약 5641만원)였던 비트코인(BTC)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4만2761.46달러(약 5140만원)까지 하루만에 약 9% 급락했다. 비트코인이 4만2000달러 대 시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ETH)은 전날 3842.05달러(약 462만원에서 이날 3432.9달러(약 413만원)로 10% 이상 떨어졌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해 12월에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직후 보유채권을 매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의사록을 공개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미국발 긴축이라는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5일(현지시간) "미국의 보유 채권 매각 움직임은 비트코인에 하향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인플레이션 해지 수단으로 인정받으면서 가격 상승을 이어왔던 가상자산이 매력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미 연준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월 1200억달러(약 140조원)씩 채권을 사들여 현재 보유자산이 코로나19 이전 대비 2배 이상 많은 8조7600억달러(약 1500조원)에 달한다.

추가 하락 가능성 나와...투자자들 멘붕

전문가들은 당분간 가상자산의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가상자산의 상승 모멘텀이 부족한 상태인데 미국의 이번 조치는 올 상반기에 전반적으로 글로벌 자산 시장에 연쇄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가상자산과 주식 모두 위험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이번 연준의 발표는 가상자산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 시장에서 최근 지속적으로 과매도 신호가 포착되는 가운데, 이번 하락장에 매수에 대한 수요가 있을 지도 미지수"라며 "상승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가상자산 시장 급락에 투자자들은 다시 멘붕에 빠졌다. 카카오톡 가상자산 관련 오픈채팅방의 한 참여자는 "어젯 밤에 갑자기 비트코인이 떨어지는 것 보고 5400만원 대에 매수했는데, 이렇게 더 떨어질 줄은 몰랐다"며 "여기서 멈추기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주식도 같이 하는데 가상자산이 더 큰 타격을 받아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매도도 못한 채 언제까지 묶여 있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답답해 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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