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최악 시그널 받은 코스피 "2900선 사수 어려울수도"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06 18:11

수정 2022.01.06 20:16

증시 전문가 "당분간 약세"
미국의 긴축 사이클이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 국내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코스피 지수가 2900선을 위협받으며 한동안 약세를 벗어나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본격적인 실적 시즌이 나오고 이미 국내 증시의 경우 지수가 많이 빠져 고점 부담이 크지 않은 만큼 전체적인 하락 압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6일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33.44포인트(1.13%) 하락한 2920.53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29.32포인트(2.90%) 급락한 980.30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공개된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조기 금리인상을 결정하는 것은 물론, 시중유동성을 흡수하는 양적긴축도 시행해야 한다는 논의가 포함되면서 이날 투자자들의 불안을 자극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014년에는 테이퍼링이 종료된 뒤 1년 후에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테이퍼링을 끝내자마자 올린다는 시그널을 줬다"면서 "점도표상 올해 3번 인상 정도를 시장에서 예상했는데 이번 의사록을 통해 3월 인상론의 힘이 강해져 최대 4번까지 인상할 수 있겠다는 우려가 나왔다"고 말했다.


실제 간밤 FOMC 의사록 발표 이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 이상 급락하면서 긴축에 대한 우려를 반영했다. 국내 증시도 금리 상승으로 밸류에이션 할인 위험에 직면한 인터넷, 게임 업종이 이날 융단폭격을 맞으면서 지수 낙폭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2900선을 지키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 코스피의 2900선 지지력 테스트는 피할 수 없다"며 "2900선 하향 이탈 시 2820~2850선까지 레벨 다운할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원·달러 환율 또한 전일 대비 4.10원 상승하며 1201.00원을 기록했다.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나빠진 것이다. 1월 미국 물가지표와 고용지표도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을 억누르는 요인이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1·4분기 내내 금리인상과 조기 긴축에 대한 논란이 이어질 것이고 기관들도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면서 "1월 말까지는 지금과 같은 지지부진한 분위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경우 사상 최고치 근처에 있어 가격 부담이 크겠지만 코스피는 그간 긴축 우려를 먼저 반영하면서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연준의 금리인상은 이미 시장에 알려진 내용인 만큼 단순히 인상속도가 빨라진다는 것 때문에 주가가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환경에서 좋은 실적을 보였던 IT 관련주가 급등했지만 점점 상황이 정상화돼가면서 IT기업의 실적 상승세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이러한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면서 하락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고 기업 실적이 좋게 나올 경우 이러한 충격이 해소되면서 이번 급락이 일시적으로 그칠 수 있다"면서 "다만 연준의 유동성 축소와 관련된 이슈가 이어지면 시장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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