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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인력난 심화...12월 신규고용 19만9000명 그쳐, 실업률은 3.9%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08 04:43

수정 2022.01.08 04:43

[파이낸셜뉴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한 식료품점 주차장에 지난해 10월 8일(현지시간) 구인 광고판이 서 있다. 심각한 구인난 속에서도 미국의 지난해 12월 신규고용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AP뉴시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한 식료품점 주차장에 지난해 10월 8일(현지시간) 구인 광고판이 서 있다. 심각한 구인난 속에서도 미국의 지난해 12월 신규고용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AP뉴시스

미국의 지난해 12월 신규고용 규모가 19만9000명에 그쳤다. 42만명을 넘을 것이라던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그러나 실업률은 4.1% 예상을 깨고 3.9%로 더 낮아졌다. 또 임금도 1년 전보다 4.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구인난이 지속돼 실업률은 떨어지고, 임금은 계속 올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을 더 높일 것이어서 이미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 놓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발걸음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고용증가, 1년만에 최저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이 7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지난해 12월 고용동향은 시장 전망을 크게 밑돌면서 미국의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CNBC에 따르면 다우존스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42만2000명 증가를 예상했지만 BLS가 발표한 실제 증가폭은 19만9000명에 그쳤다.

11월 고용 증가폭 24만9000명에 비해서도 낮은 증가세다.

또 이코노미스트들은 4.1% 실업률을 예상했지만 실제는 11월보다 0.3%포인트 낮은 3.9%로 나타났다. 팬데믹 이전의 3.5% 수준에 더 가까워졌다.

고용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는데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떨어진 것은 팬데믹 영향으로 감염을 우려해 구직을 포기한 이들이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변이 확산으로 미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노동자들의 취업 의지는 크게 꺾였다. 노동시장에 뛰어든 노동자 수가 약 230만명 줄었다.

3.5% 실업률은 팬데믹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50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던 2020년 2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고용규모는 팬대믹 직전인 2020년 2월에 비해서는 여전히 290만명 적다.

연준, 금리인상 재촉
기업들이 구인난에 허덕이면서 임금은 계속 오르고 있다.

12월에는 한 달 전보다 0.6% 올랐다. 1년 전에 비해서는 4.7% 뛰었다.

계속되는 구인난과 높은 임금 상승률, 실업률 하락 덕에 연준은 통화정책 긴축 고삐를 바싹 죄기가 쉬워졌다.

노동시장은 탄탄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임금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2차 인플레이션을 부를 수 있어 어느때보다 인플레이션을 다잡을 필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연준의 고용·물가 양대 정책 목표 가운데 물가안정에만 초점을 잡으면 되는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은 연준이 금리인상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 실업률 수치를 손에 쥐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전했다.

UBS 선임 이코노미스트 브라이언 로즈는 "연준은 그동안 고용 규모보다는 실업률에 더 강조점을 두는 결정들을 해왔다"면서 "실업률이 계속 떨어져 3.9%까지 낮아졌다는 점은 연준에는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 1.8% 육박
채권시장에서는 이날 고용동향이 연준의 금리인상을 재촉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3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0MC)에서 연준이 첫번째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굳히고 있다.

시중 금리 기준물인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율은 이날 0.06%포인트 더 올라 1.78%로 뛰었다. 202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준이 5일 금리인상 뒤 곧바로 보유 채권 매각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지난달 FOMC 의사록을 공개한 여파까지 더해져 이번주 미 국채 수익률은 급등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말 1.51%로 마감한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불과 1주일 사이 0.3%포인트 가까이 폭등했다.
주간 단위 상승폭이 2년 4개월만에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리면서 주식시장은 고전하고 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장초반 약세를 딛고 오름세로 돌아섰으나 금리변동에 민감한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지수는 이날도 1% 가까운 하락세를 기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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