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남양주=강근주 기자】 이석영 선생(1855~1934)은 100여년전 화도읍 가곡리 땅 등 가산(현재 가치 약 2조원)을 모두 팔아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하고 독립군을 양성하는 등 항일무장 독립투쟁 초석을 놓았다. 하지만 8.15 광복이 되기 전 상해 빈민가에서 굶주림에 허덕이며 이석영 선생은 생을 마감했다.
이후 역사 그늘 아래 놓여있던 이석영 선생이 남양주에서 부활했다. 민선7기 남양주시는 대한민국 ‘노블레스 오블리주’ 대표인물을 역사 양지로 끌어냈다. 이제 이석영 선생은 정약용 선생과 함께 남양주를 대표하는 도시 브랜드가 됐다.
작년 1월14일 화도읍에 개관한 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이 그 시작을 알렸다. 도서관 1층 로비에는 이석영 선생 흉상이 설치돼 오가는 남양주시민과 만난다. 지난 1년간 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은 남양주 정체성 확립에 크게 기여하며, 청소년 중심 문화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최초 음악&뉴미디어 도서관…미래 도서관 모델선도
전국에서 두 번째로 청소년이 많은 화도읍 특성을 반영하고 공연과 뉴미디어 아트 전시회 등이 열리는 차별화된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남양주시는 조성 단계부터 많은 공을 들였다. 전문가 자문과 보고회, 해외 우수사례 벤치마킹, 수많은 현장점검 등을 거쳐 혁신 공간 만들기를 차근차근 진행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은 공공도서관이 주는 일반 관념을 한 단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별화된 콘셉트로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며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물론 도서관 본질에도 충실하게 4만권이 넘는 도서-정기간행물 등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 11월 남양주시와 롯데장학재단이 맺은 도서기증 협약으로 남양주시는 매년 1억원 상당의 도서를 3년간 기증받아 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의 지식 인프라 확대는 가속화한다. 롯데장학재단은 작년에 5058권의 도서를 기증했고, 남양주시는 기증도서공간을 만들었다.
시설 내부는 1-2층이 연결돼 시원한 개방감을 안겨주며 공연이나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계단형 관람석이 도서관 방문객을 가장 먼저 맞이한다. 이외에도 LP음악 감상 등 자율성을 고려한 커뮤니티 공간을 비롯해 △파란색 바닥재에 뉴미디어 작품 ‘미디어 폴’이 인상적인 종합자료실 △전문 공연이 펼쳐지는 블랙박스형 공연장 ‘뮤직아트홀’ △댄스 스튜디오와 크리에이터-레코딩-뮤직 스튜디오 △카페 등이 시설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 공간은 청소년이 창의성과 재능을 개발하고 뉴미디어 분야 진로를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성인은 인문 지성과 감성을 충족할 수 있다. 특히 도서관을 즐기며 자유롭게 휴식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시민 커뮤니티 활성화가 이뤄진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16일 “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이 미래 도서관 문화를 선도하는 좋은 모델이 될 것이며, 이제 우리나라 도서관에도 색다른 장르가 하나 개척됐다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화 프로그램 연중운영…청소년 문화행사 기획-운영
작년 1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활용한 개관식 개최를 시작으로 지난 1년간 △이석영 선생 순국 87주기 추모식 △이종찬 우당교육문화재단 이사장 역사 강연 △가족이 함께한 어린이날 행사‘석영랜드’ △북 토크 콘서트 △문화예술 공연 △미디어아트 전시 △남양주시 직원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일반 도서관에서 접하기 어려운 음악-뉴미디어 특화 프로그램만 54개-348회를 운영했고 총 9115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작년 전체 프로그램으로 살펴보면 374회-9400여명이 참여하는 성과를 거뒀다.
프로그램 중 지역 청소년이 직접 도서관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도 맡는 ‘영크리에이터 크루(영크크)’ 활동은 특기할 만하다. 이는 지역과 함께 도서관을 만들어가고 성장하는 상생과 협력적 운영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영크크는 50여명으로 구성됐으며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영상-음악공연-문학-사회문제-SNS마케팅 등을 주제로 활발하게 활동을 전개했다. 작년 8월에는 3일간 영크리에이터 페스티벌을 열어 밴드공연과 음악극, 청춘강연, 환경보호-작사 원데이클래스, 작품 전시, SNS프로그램 등을 선보였다. 이외에도 가정의 달 행사와 이석영문예창작제도 운영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발맞춘 다양한 비대면 프로그램 운영도 눈에 띈다. 책을 통한 ‘코로나 블루’ 치유를 위해 ‘독서챌린지’ 사진공모와 홍보영상을 제작했으며,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등을 활용한 행사 및 회의 운영으로 시민 참여를 지속 유도했다.
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 벤치마킹을 위해 지난 1년간 방문한 국립중앙도서관-국회도서관-타 지자체 도서관 관계자가 600명이 넘는다. 또한 국회도서관, 삼육대학교,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 (재)우당이회영교육재단 등과 연계해 특화사업을 추진하고, 지역 작가를 발굴-채용하는 도서관 상주작가 사업도 운영한다.
◇이석영 뉴미디어 페스티벌 17일개최…색다른 재미-즐길거리 다채
남양주시는 17일 개관 1년을 기념해 음악-댄스 공연, 인문-뉴미디어 강연, 미디어아트 전시 등 재미와 즐거움이 가득한 ‘이석영 뉴미디어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이번 페스티벌도 영크크가 행사 기획과 운영 전반에 참여하며 톡톡 튀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선보인다. 아울러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를 통해 가상도서관 ‘메타라이브러리(Meta-Library)’개관식과 온라인 투어 등을 진행해 시민에게 색다른 재미와 현장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릴레이 토크콘서트도 열리는데 이종찬 우당교육문화재단 이사장이 ‘도서관 & 영석 정신과 사회적기업’을 주제로 강연하며, 뉴미디어 아티스트 조은우의 ‘뉴미디어 & 마인드’ 강연도 진행된다.
또한 4층 뮤직아트홀에서 허이나 작가의 블루밍 라이브러리(Blooming Library) 미디어아트 전시가 열리는 등 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을 제대로 즐기고 느끼고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남양주시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이석영 뉴미디어 페스티벌 현장참여 인원을 최소화하는 대신 보다 많은 시민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도록 남양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 ‘MY-N TV’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한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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