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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없는 '음쓰 봉투'…미세플라스틱의 습격 [속도내는 플라스틱 퇴출]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18 18:19

수정 2022.01.18 18:19

일상 파고드는 환경파괴 주범
연간 4억장 팔리는 음식물 봉투
분쇄 과정서 가축·토양 오염유발
전문가들 "RFID 수거함이 대안"
코로나19 장기화로 생활 곳곳에 미세플라스틱 침투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아이스팩이나 고기 핏물 흡수패드 같은 잘 알려진 미세플라스틱 발생원은 물론 매일 사용하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봉투 역시 미세플라스틱 발생의 주범으로 부상했다.

미세플라스틱은 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5㎜ 크기의 플라스틱으로, 애초에 작은 크기로 생산되기도 하지만 페트병이나 비닐봉지 등이 잘게 부서져 생성되기도 한다.

문제는 이미 퇴출 수순을 밟고 있는 다른 품목들과 달리 음식물 종량제 봉투는 처리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한다는 점이 잘 알려지지 않아 대책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음식 배달이 증가하면서 음식물쓰레기 역시 폭증했다. 전문가들은 종량제 봉투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음식물쓰레기 수거방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18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봉투 이용률은 높은 편이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의 '쓰레기 종량제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020년 전국에서 판매된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봉투는 4억7303만9000개로 2019년(3억5716만8000개) 대비 약 1억1500만개가 폭증했다. 코로나19에 따른 테이크아웃·배달 문화 확산으로 인해 음식물쓰레기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서울이 판매량 1억3917만8000개로 가장 많고 이어 경기(1억6368만7000개), 인천(2040만2000개) 순으로 나타났다.

음식물 폐기물은 수거 후 비료나 사료로 재활용되는데, 봉투를 일일이 벗길 수 없어 음식물을 봉투째 분쇄한다. 음식물 분쇄 후 건조해 풍력으로 비닐을 날리는 공정이 있지만, 음식에 물기가 많은 탓에 비닐이 음식물에서 잘 떨어지지 않고, 비닐 선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이런 과정을 거친 음식물이 비료나 사료가 되면 잘게 부서진 비닐이 그대로 토양이나 가축의 몸속으로 들어가 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이 된다.

전문가들은 종량제 봉투를 완전히 대체할 음식물쓰레기 처리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수도권의 종량제 봉투 이용률이 지나치게 높다"며 "음식물쓰레기 양도 조절하고 토양오염도 막을 수 있는 무선인식(RFID) 기반 수거함을 전면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RFID 기반 음식물쓰레기 관리체계는 배출자가 수거함에 부착된 RFID태그를 인식한 후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는 방식이다. RFID 기반 수거함은 현재 전국 161개 지자체에 10만5240대가 보급돼 있다.
서울시도 25개 모든 자치구에서 RFID 기반 수거함 2만1770대를 도입했지만 전국 대비 20%에 그치는 수준이다.

imne@fnnews.com 홍예지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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