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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인프라 다 갖췄다"… 제약업계, 펫 의료시장 선점 나서

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20 17:34

수정 2022.01.20 17:34

유한양행, AHC 독자모델 운영
반려견 치매치료제 등 120종 출시
치주질환제 인사돌 제조 동국제약
펫 전용 ‘제니돌 정’으로 시장 진출
전통제약사 펫 영양제로 사업 확장
"기술·인프라 다 갖췄다"… 제약업계, 펫 의료시장 선점 나서
제약사들이 반려동물(펫) 제약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펫 가구증가로 관련 의약품 시장이 확대되면서 업체들이 반려동물에게 복용·투약하는 치료제, 영양제 등을 개발해 시장 선점경쟁에 나섰다. 기존 기술력을 활용해 낮은 비용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시너지효과가 커 이미 6개사가 신제품 출시로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다. 여기에다가 연내 신제품 출시 예정인 일동제약 등이 추격전에 나설 것으로 보여 펫 제약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제약업계, 펫 의약품 릴레이 출시

20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현재 펫 의약품 120종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펫 약품 전문 브랜드 '유한벳'을 선보이는 등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1962년 축산용 수의약품을 처음 판매하면서 치료제, 사료 등 동물헬스케어(AHC)분야에서 독자적인 사업모델을 운영해왔다. 지난 2020년에는 AHC분야에서 연매출 100억원을 달성하는 등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해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CDS) 치료제 '제다큐어'도 내놨다. CDS는 알츠하이머와 유사한 질병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축산, 양식 등 60여년간 수의약품 사업을 해온 강점으로 고객의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며 "반려동물 의약품시장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동국제약은 반려동물들의 치주질환 의약품으로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9월 펫 전용 치주질환제 '캐니돌 정'을 출시했다. 치주질환제 '인사돌' 등을 통해 쌓아온 기술력을 펫 의약품으로 확대한 것으로 향후 관련 제품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GC녹십자의 자회사 GC셀은 지난해 3월부터 펫 전용 질병검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손자회사 격인 '그린벳'이 건국대 동물병원과 KH메디칼, 마미닥터 등과 관련 업무협약을 맺고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GC셀은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검사 등에서 채취한 검체를 병원에서 수거해 옮기고 검사하는 통합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전국적인 콜드 체인망 등 검체검사 관련 인프라를 활용해 반려동물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펫 전용 영양제로 사업을 확대하는 업체들도 있다. 보령제약의 경우 자회사 보령컨슈머헬스케어를 통해 지난 2020년 9월부터 고양이 영양제 '후시펫 닥터냥' 3종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배변 장애와 관절 질환, 눈·장·간 질환 등을 예방하는 제품들이다. 지난해 7월부터는 말레이시아, 홍콩 등 아시아 지역에 제품을 수출하는 등 글로벌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JW중외제약은 JW생활건강을 통해 지난해 11월 반려동물 영양제 브랜드 '라보펫'을 선보인데 이어 이달 중 인지력 개선을 위한 영양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일동제약도 올해 상반기내에 펫 관련 제품을 선보여 경쟁대열에 뛰어든다.

■연평균 3.8% 성장 전망

제약업체들이 펫 제약사업 진출에 나서고 있는 것은 기존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어서다. 그만큼 낮은 비용으로 새로운 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임상실험에 돌입하기 이전에 후보물질의 안전성과 효용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동물에게 먼저 투약하는게 일반적"이라며 "일반용과 펫용은 복용 대상이 다르지만 원료와 원천기술 등에서 공통적인 부문이 많아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제약업체들에게 진입장벽이 낮고 시장전망이 밝아 점차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KB금융지주가 발표한 반려동물 보고서 기준으로 현재 한국 전체가구 중 29.7%에 해당하는 604만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로 한국동물약품협회는 올해 펫 제약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동물의약품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동물의약품 시장 규모는 연평균 3.8% 성장해 오는 2027년에는 3억352만달러(약 36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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