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낮에는 코스피, 밤에는 나스닥 걱정… 개미들 "팔까, 버틸까" [긴축공포 금융시장 요동]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23 18:34

수정 2022.01.24 10:07

금리 변수에 국내외 증시 추락
박스피 떠나 美 투자한 개인들
올해 순매수 상위종목 '마이너스'
국내 투자자들 수익률도 부진
"아직 바닥 아니다" 전망 부정적
#1. 아침에는 국장(국내 증시) 때문에 눈뜨기 무섭고 저녁에는 미장(미국 증시) 때문에 눈감기 무섭고…완전히 사면초가네요.

#2. 올해 5월 전에 주식에 투자한 돈을 모두 회수해야 하는 상황인데 갈수록 걱정입니다. 다음주가 두렵고 다음달이 두렵습니다. 다시 오르겠지 하고 버티다가 땅굴 파는 시기에 어쩔 수 없이 손절하게 되면 어쩌죠.

낮에는 코스피, 밤에는 나스닥 걱정… 개미들 "팔까, 버틸까" [긴축공포 금융시장 요동]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발 긴축 공포와 기업실적 부진 등으로 국내 증시와 미국 증시가 연일 폭락하자 개인투자자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장이 열리지 않는 주말에도 주식 커뮤니티에는 '이제 주식에서 발을 빼야 될지, 좀 더 버텨야 될지 모르겠다'는 글들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투자자 불안감 극심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가 2830대까지 밀리며 2020년 12월 29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데 이어 미국 뉴욕증시가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각각 1.30%, 1.89%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72% 추락했다. 주간 하락폭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4.6%, S&P500지수 5.7%, 나스닥지수 7.6%로 각각 집계됐다. 나스닥지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 3월 이후, S&P500지수는 2020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에 지난해 말 국내 증시가 박스권 장세를 이어가자 미국 증시로 갈아탄 서학개미들은 '완전히 물렸다'며 밤잠을 설치고 있다. 새해 들어 서학개미들이 사들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순매수 1위에 오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3억2379만달러·3866억원)'는 올 들어 현재까지 수익률이 마이너스(-) 33.8%를 기록하고 있다.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등락률을 3배 추종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수익률이 특히 크게 고꾸라졌다. 순매수 2~5위인 엔비디아(22.4%), 마이크로소프트(-11.6%),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불 3X ETF(-39.4%), 애플(-10.8%) 등도 최소 10%, 최대 40% 하락했다.

■'저점 매수 못하겠다' 투심도 위축

상황이 이렇게 되자 반등을 기대하며 저점 매수에 나섰던 서학개미들도 '이젠 겁난다'며 몸을 사리고 있다.

실제 월별 기준 지난해 10월부터 줄곧 증가했던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보관규모는 이달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서학개미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은 628억154만달러(약 74조8908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677억7870만달러) 대비 7% 넘게 줄었다. 201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월별 기준 사상 최대 감소폭이다.

새해 들어 저점 매수에 나선 동학개미들도 울상이다.
동학개미들은 지난해 11월과 12월 국내 증시에서 각각 2조3877억원, 7조5156억원을 순매도한 뒤 새해 들어 6조4063억달러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성적은 좋지 않다.

■전문가들 '아직 바닥 아니다'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압박이 시작된 가운데 미국 증시가 추가 조정되며 국내 증시에도 당분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스콧 레들러 T3라이브닷컴 파트너 분석가는 "최근 매도세가 매우 극단적이지만 아직 바닥이 아니다"라면서 "1차 관건은 S&P500지수가 4500을 지킬 것인지인데 잘 안되면 조만간 432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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