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공포가 공포 부르는 약세장… 인플레 우려 완화가 관건" [코스피 2800 붕괴]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24 18:17

수정 2022.01.24 18:38

증시 전문가 긴급진단
하락세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미국발 악재 이미 반영돼있어
급락 가능성은 크지 않아
주식비중 줄이되 실적株엔 관심을
"공포가 공포 부르는 약세장… 인플레 우려 완화가 관건" [코스피 2800 붕괴]
코스피가 13개월 만에 2800 선이 무너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지 않는다면 국내 증시 약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코스피의 경우 3300 선부터 하락하면서 미국 증시 대비 악재를 많이 반영했고, 펀더멘털 대비 저렴한 상황이라 과도한 급락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42.29포인트(1.49%) 내린 2792.00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2800 선이 무너진 건 2020년 12월 23일(2759.82) 이후 13개월 만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증시 하락 이유를 크게 3가지로 정리했다. 오는 27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에서 조기 긴축을 할지도 모른다는 경계감,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70조원 규모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수급 부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등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지난주 중반 이후 민감하게 받아들였던 미국 국채금리가 안정을 찾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급락했다"며 "미국 연준의 새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둔 상황에서 미국 주식시장이 임계치를 깨고 내려가다 보니 공포가 공포를 부르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시장이 단순히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주가가 급락했다기보다는 극단적 위험자산 회피 성향과 연준의 통화정책이 생각보다 빠르게 정상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합쳐져 과도하게 빠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 주가 하락 밑에 깔려있는 건 '나쁜 인플레이션'이다. 좋은 인플레이션이라면 주가가 이처럼 빠지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어 "물가가 상승하는 만큼 임금이 오르지 않기 때문에 실질소득 하락, 가처분소득 하락이 나타난다. 비용이 상승하는 만큼 기업은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코스피 2800 선이 무너지면서 개인들의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지면서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800 선이 깨진다는 것은 2020년 연말 코스피 급등 때 시장에 대거 들어온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게 되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정 팀장은 "2020년 12월 당시 '10만전자' '애플카' 등으로 인해 거래량이 폭발하면서 코스피가 한 단계 레벨업했던 게 2800 선"이라면서 "소위 '주린이'로 표현하는 자금들이 들어왔던 시기라 2800 선 밑으로 빠지면 그 투자자들이 손실상태가 되는 것이라 추가적 하락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지수가 소폭 빠질 수 있지만 현재 국내 증시는 펀더멘털 대비 싼 가격대에 들어선 만큼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지난해 연말까지 사상 최고치를 계속 경신했다가 올해 1월에 조정받기 시작했지만 국내 증시는 지난해 3300에서부터 지금까지 계속 하락했다"면서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빨리 금리인상도 단행했고, 그 영향을 받은 것이라 급락은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은 "지금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다 보니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억제하기 위해 중앙 은행가에서 1월부터 금리를 인상한다, 3월에 두 번 올리겠다 등 강한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이라면서 "물가상승이 둔화되면 연준의 태도도 사후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런 시기일수록 투자자들은 레버리지를 줄이고, 자산 중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반등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현금 비중이 높은 사람은 저가매수보다는 투자 시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Fwd PBR) 1배가 깨진 것이기 때문에 과매도로 볼 수 있다"면서 "투매에 동참하기보다는 반도체나 IT하드웨어 등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내외인 실적 양호한 업종을 중심으로 차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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