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러·우크라 충돌땐 에너지·곡물값 폭등…인플레 고착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26 18:02

수정 2022.01.26 18:02

고피나스 IMF 수석 부총재
2014년 크림반도 병합때와 달라
우크라 세계 3·4위 옥수수·밀 수출
유럽지역 빵·천연가스값 쇼크 우려
우크라이나 도착한 美군수물자 미국이 보낸 탄약 등 군사물자 3차분이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인근 보리스필 공항에서 하역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도록 2억달러 규모의 군수 물자 지원을 약속했다. AP 뉴시스
우크라이나 도착한 美군수물자 미국이 보낸 탄약 등 군사물자 3차분이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인근 보리스필 공항에서 하역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도록 2억달러 규모의 군수 물자 지원을 약속했다. AP 뉴시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 긴장이 증폭되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면서 천연가스, 밀, 옥수수 등의 가격 폭등이 우려되고 있다.


지타 고피나스 IMF 수석 부총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병합했던 2014년과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4년 당시는 수요 부족과 넘치는 미국 셰일가스 공급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락했었지만 지금 상황은 완전 반대라는 것이다.

고피나스 IMF 수석 부총재는 "지금 충돌이 발생하면 에너지 가격의 급등을 목격할 것"이라며 현재 위기는 에너지 수요가 많은 겨울철 벌어지고 있고 유럽의 천연가스 보유분이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가 수출하는 다른 원자재의 가격도 오르고 있다"며 "충돌이 벌어지면 전반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뛸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접경지역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흑해를 지나는 곡물 수출이 막힐 수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카자흐스탄, 루마니아와 더불어 세계 4대 곡물 수출국이며 흑해 항구를 통해 곡물을 전세계로 보낸다. 우크라이나는 옥수수와 밀을 세계에서 3번째와 4번째로 많이 수출한다. 향후 밀가격에 영향을 끼칠 경우 유럽 지역에서 빵값의 폭등이 우려된다. 특히 에너지 시장은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 유럽은 천연가스의 35%를 러시아에 의존하는데 대부분 러시아산 천연가스는 벨라루스와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이어지는 수송관을 통해 공급된다. 제1 노드스트림은 러시아에서 독일로 직접 연결됐지만 나머지 수송관은 우크라이나를 통해서 유럽으로 이어진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시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또 다른 수송관 노드스트림2를 완전 폐기하는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 노드스트림2는 유럽의 천연가스 수입물량을 늘리기 위한 것이지만 러시아 에너지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비난의 대상이기도 하다.


고피나스 부총재는 이미 극단적으로 높아진 인플레이션이 "훨씬 더 높은 수준에서 장기화"할 수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고 임금과 인플레이션의 동반상승 악순환이 시작될 위험을 높인다"고 우려했다. 지난 2015년 유가 하락과 크림반도 병합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의 여파로 그해 러시아 경제는 3.7% 위축됐다.
고피나스 수석부총재는 IMF가 전망한 올해 러시아 경제의 성장률은 2.8%지만, 이는 우크라이나와 충돌 위험을 감안하지 않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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