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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싸] '나쁜 인플레'엔 금이 최고의 헤지수단..金에 몰리는 시선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27 15:20

수정 2022.01.27 16:36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청문회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참석했다. (출처: 뉴시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청문회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참석했다. (출처: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본격적인 '매의 발톱'을 드러낸 가운데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으로 금이 각광받고 있다. 이는 한 때 금을 밀어내고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으로 떠오르던 비트코인이 최근 급락한 것과 대조된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가계소비와 경제회복에 부담을 주는 '나쁜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금보다 더 나은 안전자산이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27일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정보제공업체 ETF닷컴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을 추종하는 'SPDR 골드 트러스트(GLD)'는 최근 1주일간(1월 19~25일) 21억8226만달러어치 자금이 몰리며 순유입액 2위를 차지했다.
지난 21일에는 16억달러가 순유입돼 일일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KINDEX KRX금현물 ETF 역시 지난달 15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이래 개인 순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까지 누적 순매수액은 27억358만원이다. 지난해 인플레이션 상승에도 비트코인에 밀리며 헤지 수단으로 부각되지 못하며 가격이 하락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금 가격은 전년 대비 7% 하락하며 온스당 1800달러선에 그쳤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발걸음이 빨라지며 실질금리가 오른데다 달러 강세와 신흥국 자산 시장 약세가 겹치면서 금 가격을 끌어내렸다.

올해 전망도 밝지 않았다. 앞서 미 자산운용사 윌셔 피닉스는 올해 금값이 온스당 1700~1755달러 선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기에는 채권수익률이 높아지면 이자 수익이 없는 금의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해는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한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금값이 크게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전자산으로 떠올랐던 비트코인은 수요가 많아져 가격이 올라가는 '좋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수단이 될 수 있지만 현재는 성장 둔화를 가져오는 '나쁜 인플레이션' 상황이기 때문에 금이 주목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기가 회복하는 과정에서 임금이 오르며 물가도 같이 오르는 '좋은 인플레이션'은 경제에 긍정적이지만 임금 상승을 넘어서며 기업 실적 악화를 가져오는 '나쁜 인플레이션'은 가계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26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나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연내 최대 6~7차례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미국인에게 심각한 어려움을 줄 수 있다"며 "특히 식품, 주거와 같은 필수적 비용이 올라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며 물가안정이라는 연준의 책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카일 스프로기스 골드만 연구원은 "성장 둔화와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되면 금에 대한 투자수요가 늘어날 것"며 "가격 압박이 더 오래 지속될 경우 금은 좋은 헤지 수단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골드만은 금 가격 12개월 전망치를 2000달러에서 2150달러로 상향하고 2022년 12월 만기 장기 금 선물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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