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시황

맥못추는 비트코인 장세, 전문가 전망도 엇갈려...장기침체 vs. 저가매수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28 15:31

수정 2022.01.28 15:31

금리 인상 시기...불안함 가중
"변동성 확대...투자 주의해야"
"가치있는 가상자산에 장기 투자해야"
[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 하락장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의 시장 전망도 엇갈리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하락장이 미국의 통화정책에 따른 것인 만큼 장기 침체가 예상된다는 의견이 있는가하면, 이번 하락장도 수년간 반복된 가상자산 하락과 상승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것이란 예측도 맞서고 있다.

그러나 변동성이 심한 가상자산 장세가 올 상반기 중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는 전문가들이 대부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

금리 인상 시기...불안함 가중

비트코인(BTC) 등 가상자산의 하락장이 본격화되면서 장기침체를 우려하는 주장과 저가매수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사진=뉴스1로이터
비트코인(BTC) 등 가상자산의 하락장이 본격화되면서 장기침체를 우려하는 주장과 저가매수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사진=뉴스1로이터

28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BTC)의 24시간 시세는 3만7390.74달러(약 4510만원)~3만5629.28달러(약 4298만원) 사이에 형성됐다.
가격은 지난해 6월 수준이다. 이달 초 만해도 4만~4만2000달러(약 4800만~5100만원) 선이었던 비트코인 가격 지지선이 현재 3만5000달러(약 4200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지난 24일 한 때 3만3000달러(약 4000만원) 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비트멕스변동성지수(BVOL)'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68.79%로 지금까지 S&P500의 평균 변동성의 4배가 넘는다. 현재 가상자산에는 투기 세력들이 많은 것이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년간 경기부양책에 따라 밈주식과 알트코인 거래로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인 사람들이 비트코인 투자에 임했고 경기부약책이 중단되면서 비트코인이 하락세로 돌아서자 이들이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미국이 금리 인상을 앞둔 상황에서 기술주를 포함한 고성장 위험자산에서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이 변동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변동성 확대...투자 주의해야"

일각에서는 지난 해 말부터 비트코인과 주식시장의 상관관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변동성이 강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이 위험자산인 성장주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의 가치는 주식시장과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어 투자 포트폴리오의 위험회피(헤지) 역할을 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며 "가상자산과 주식의 대규모 변동성은 금융시장 전반에 불안함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닝스타 자료에 따르면 2018년에 0.04에 불과했던 비트코인과 S&P500의 평균 상관관계가 2020년 0.22에서 2021년에는 0.36으로 증가했다. 앞으로 이런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특히 뉴욕타임즈는 가상자산의 경우 신뢰할 수 있는 측정치가 너무 적어서 전망을 하기가 어렵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예를 들어 주식의 경우 기업의 사업모델, 미래 전망, 경영진의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시세를 진단하지만 가상자산의 경우 이런 지표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가치있는 가상자산에 장기 투자해야"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중에서도 분명한 가치를 갖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의 경우 각각 시가총액이 7000억달러(약 850조원), 2900억달러(약 350조원)로 유동성이 높고 광범위한 이용자 기반을 갖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기업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보유 지갑수는 약 900만개에 이른다. 그러나 대부분 가상자산은 그렇지 못하다.

비트코인은 세계 최초의 가상자산으로서 프랑스와 일본의 인구보다 많은 1억5000만명 이상이 소유 또는 사용하고 있어 존속할 가능성이 높다. 이더리움은 다양한 블록체인 응용서비스(디앱, dApp)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가치를 가진다.

예를 들어 솔라나(SOL)와 폴리곤(MATC) 같은 알트코인은 이더리움보다 월등한 에너지효율을 가지면서도 디앱 생태계의 확장을 지원한다. 솔라나는 이미 400개 이상의 탈중앙금융(디파이, DeFi), 대체불가능한토큰(Non-Fungible Tokens, NFT)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
폴리곤은 현존하는 이더리움 인프라와 향후 만들어진 이더리움 인프라와 상호운용이 가능하다록 만들어졌다.

반면 시가총액이 10억달러 이상으로 치솟은 알트코인들의 거래자수가 고작 10만명 정도 밖에 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연결하기 위해 만들어져 지난 해 10월 시가총액이 10억달러를 넘긴 렌BTC(RENBTC) 코인의 지난 해 11월 20일부터 올 1월 13일까지 거래 지갑수는 1732개에 불과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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