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철강 232조' 개선 여론전
고품질 한국산 철강 강조
현지 진출 기업 지원도 요청
'철강 232조' 개선 여론전
고품질 한국산 철강 강조
현지 진출 기업 지원도 요청
정부가 대미 교역 불확실성 해소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미국에 철강 관련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의 개선 협상 개시를 재차 촉구했다. 한미는 미국의 철강 232조 조치 개선 필요성에 대해 여러 차례 논의했지만 여전히 진전이 더딘 상황이다. 정부는 미 행정부, 정·재계, 싱크탱크, 업계 인사들과 총 50여차례의 면담을 진행하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을 방문 중인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현지 정·재계 주요 인사를 상대로 우리 철강업계의 대미 수출을 제한하는 '철강 232조' 조치의 개선을 촉구했다고 2일 밝혔다.
철강 232조는 2018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철강업계 보호를 목적으로 수입 철강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물량을 감축한 조치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유럽연합(EU)에 대한 고율 관세를 철폐했으며 일본과도 협상을 재개했다.
이에 우리 정부도 미국에 한국산 철강에 대한 쿼터 확대와 운영의 신축성 검토를 요구하며 협상을 촉구하고 있다.
■철강 관세 재협상 촉구
산업부에 따르면 여 본부장은 지난달 28~30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전미주지사협회(NGA)에 참석해 우리 기업이 진출한 11개주 주지사와 만나 철강 232조 조치의 개선을 촉구했다.
여 본부장은 주지사들에게 현지 진출한 우리 기업에 대한 지원도 요청했다.
특히 최근 우리 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미시간주의 그레천 휘트머 주지사와는 반도체·배터리 등 핵심품목 분야에서 우리 기업과 미시간주의 협력 확대를 바탕으로 하는 공급망 협력관계 발전방향을 논의했다.
또 '한국 사위'로 널리 알려진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와 만난 자리에선 메릴랜드주에 본사를 둔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이 한국과의 파트너십하에 생산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바이오 제약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방안을 협의했다.
여 본부장은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에는 미 의회에서 통상정책 권한을 가진 상원 재무위원회와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 간사 등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의 주요 인사를 잇달아 만나 철강 232조 개선을 위한 의회 차원의 협력을 당부했다.
여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이 최근 '더 나은 재건' 정책 등을 추진하며 국내 인프라 확충에 힘쓰고 있는 점을 언급하면서 고품질인 한국산 철강의 미 철강시장 접근 개선이 미국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여 본부장은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커트 캠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조정관, 제니퍼 해리스 백악관 국제경제위원회(NEC) 선임국장 등 행정부의 주요 인사와도 만나 철강 232조에 대한 국내 기업 등의 우려를 전달하고 재차 협상 개시를 촉구했다.
다만 아직 본격적인 협상 개시 시점은 불투명하다. 여 본부장은 지난달 27일 워싱턴DC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국내 정치적으로 철강은 민감한 품목이고, 철강업체들이 집중적으로 글로벌 과잉공급에서 근본적인 문제가 생긴다고 보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공급망·기후변화 등 긴밀 협력
여 본부장은 이번 주요 의원들과의 면담에서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 없는 지원과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특히 여 본부장은 "반도체 및 배터리 등 공급망 핵심품목에서 우리 기업의 대미 진출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한미 양국의 공급망 파트너십을 확대해 장기적으로 반도체·배터리 등 핵심품목의 공급망 안정화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0주년이 되는 해다. 양측은 지난해 11월에 개최된 한미 FTA 공동위에서 합의한 실장급 신통상 협의채널 구축을 통해 공급망, 기후변화, 디지털 등 새로운 이슈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여 본부장은 "양국 간 통상관계와 경제협력의 핵심기반으로, 특히 코로나19로 세계 무역이 위축되는 상황 속에서도 안정적 무역관계를 유지하는 버팀목이 됐다"며 "향후 10년간 한미 통상 파트너십의 미래지향적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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