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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파고든 NFT, 블록체인 판도 바꿀 핵심 열쇠" ['블록체인, 현실이 된 기회' 좌담]

정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09 17:33

수정 2022.02.09 17:46

김서준 해시드 대표
정부 주도 초고속 통신망 사업이
온라인 생태계 폭발적 성장 이끌었듯
지금 블록체인·가상자산 산업에도
전향적인 육성 정책과 관심 필요해
김우석 라인테크플러스 대표
NFT, 게임과 만나 폭발적 시너지
취향 반영하고 재미 요소도 갖춰
이자 수익 줄면 사용자도 떠나는
디파이와 달라 대중적 수요 흡수
"팬덤 파고든 NFT, 블록체인 판도 바꿀 핵심 열쇠" ['블록체인, 현실이 된 기회' 좌담]
지난 1월 20일 열린 'KBW 2021 IMPACT'에서 '블록체인, 현실이 된 기회'를 주제로 열린 좌담을 통해 참석자들은 NFT와 게임파이의 등장으로 블록체인 산업이 폭발적 성장의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전망했다. 왼쪽부터 김우석 라인테크플러스 대표, 김서준 해시드 대표, 전선익 파이낸셜뉴스·팩트블록 대표. 사진=서동일 기자
지난 1월 20일 열린 'KBW 2021 IMPACT'에서 '블록체인, 현실이 된 기회'를 주제로 열린 좌담을 통해 참석자들은 NFT와 게임파이의 등장으로 블록체인 산업이 폭발적 성장의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전망했다. 왼쪽부터 김우석 라인테크플러스 대표, 김서준 해시드 대표, 전선익 파이낸셜뉴스·팩트블록 대표. 사진=서동일 기자

블록체인·가상자산 산업이 지난 1997년말 인터넷 산업의 폭발적 성장 직전 단계와 비슷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의 블록체인 산업이 기회에 올라탈 수 있도록 기업들은 대중적 사용자경험(UX)를 활발히 개발해야 한다는 주문과 함께, 정부는 한국 기업들이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글로벌 블록체인 엑셀러레이터 팩트블록과 해시드, 파이낸셜뉴스가 공동으로 지난달 20일 개최한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2021 IMPACT' 특별 좌담세션 '블록체인, 현실이 된 기회' 좌담에서 참석자들은 2021년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능한토큰) 거래액이 120억달러(14조1408억원) 넘어 전년대비 170배 성장하고, NFT 게임이 열풍을 일으키는 등 블록체인·가상자산 산업이 폭발적 성장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록체인, 97년 인터넷과 유사"

전선익 파이낸셜뉴스·팩트블록 대표의 주재로 블록체인·가상자산 전문 투자사 김서준 해시드 대표와 김우석 라인테크플러스 대표가 진행한 이날 대담에서 참석자들은 블록체인·가상자산 산업이 폭발적 성장 직전 단계에 와 있다는데 공감했다.


김서준 대표는 지난해 세계 가상자산 사용 인구가 2억명을 넘어섰다는 보고서를 인용하며 "현재 블록체인 산업의 성장 수준이 1997년말 인터넷 산업의 폭발 직전과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김서준 대표는 "1997~1998년은 한국에서 세계 최초 그래픽 기반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 세계 최초 디지털자산 교환 서비스 '아이템베이', 페이스북보다 훨씬 앞서 등장한 한국의 SNS '싸이월드' 등 인터넷 생태계가 달아오르던 던 시기였다"며 "현재 블록체인 산업이 딱 당시와 같은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우석 대표는 "NFT와 NFT 기반 게임파이(GameFi)의 급속 성장이 가상자산 산업의 대중화 조짐"이라고 진단했다. 김우석 대표는 "지난해 NFT 등장 이후 블록체인·가상자산 산업은 대중화를 위한 경계선을 넘어섰다"며 "비트코인 등장 후 11년 동안 블록체인 세상에는 돈(가상자산)과 금융(DeFi·탈중앙화금융)만 있었지만, NFT가 게임과 결합하면서 취향과 관계의 영역까지 파고들며 대중적인 수요를 이끌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김서준 대표는 "인터넷 폭발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정책적으로 주도한 초고속 통신망 사업이 인터넷 산업 성장의 병목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했다"며 "블록체인 산업에서도 이같은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서준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초고속 인터넷망이 잘 보급돼 있고, 모바일 인프라 역시 잘 갖춰져 있다"며 "이런 기초 인프라 위에서 블록체인 대중화를 선도하기 위해서 기업들은 사용자가 더 쉽게 블록체인 사용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UX를 개발해야 하고, 정부는 규제를 정비해 한국이 폭발하는 블록체인·가상자산 산업 기회에 올라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웹3.0은 창작자가 콘텐츠 소유하는 것"

김우석 대표는 "여러가지 NFT 관련 실험들이 나오면서 향후 NFT 경험 인구는 급속히 늘어날 것"이라며 "디파이는 이자 수익이 줄어들면 사용자도 감소할 수 밖에 없지만, NFT나 게임파이는 그 자체로 취향이나 팬덤, 재미 등의 요소를 갖고 있어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서준 대표와 김우석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토대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웹3.0'의 의미를 '창작자가 콘텐츠를 소유하는 시대'라고 정의했다. 블록체인과 스마트컨트랙트 기술을 활용하면 개인 콘텐츠 창작물이나 게임 아이템을 NFT 형태로 발행하고, 언제든 판매할 수 있어 창작자의 소유권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김우석 대표는 "지급결제나 금융 인프라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전 세계에 깔리면서 이상으로만 그리던 B2C 다이렉트 커머스가 실현되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우리나라가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 웹툰 등에서 강국으로 자리잡은 만큼 웹3.0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서준 대표와 김우석 대표는 창작자 중심의 웹3.0 시대의 창작자 커뮤니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창작 활동을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커뮤니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서준 대표는 "현실의 IP를 단순히 디지털화시키는 방식의 NFT 제작은 진품 인증기술 인프라를 제공하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에 불과하다"며 "커뮤니티가 IP를 소유하고 자발적 창작 활동을 통해 파생 콘텐츠로 발전시킬 수 있는 커뮤니티가 NFT의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하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또 현실 세계에서 유명한 IP라고 디지털 세계에서도 주목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김서준 대표는 "많은 캐릭터 IP를 가지고 있는 디즈니가 메타버스에서는 고전하고 있다"며 "디즈니의 캐릭터가 너무 강해 스파이더맨이 걸어다니거나 겨울왕국 주인공이 사막에 있으면 이상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로블록스의 캐릭터는 언뜻보면 이상하게 생겼지만 어떤 메타버스에서도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췄다고 봤다. 김서준 대표는 "유명한 IP를 가지고 있던 크리에이터라도 NFT 시장에 들어올 때는 완전히 초심자의 자세로 들어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가보다 큰 가상경제, 길 열어줘야"

좌담회 참석자들은 블록체인 대중화를 위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모호하고 과도한 규제가 블록체·가상자산 생태계를 고사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서준 대표는 "지난 2017년 비트코인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폭등하자, 미국은 가상자산 선물거래소를 허용해 숏상품(시장 하락에 투자하는 상품) 시장을 열어줬다"며 "신뢰가 있고 책임감있는 투자활동을 할 역량이 있는 기관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니 비트코인 시장도 안정세를 찾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내에서는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나 관리, 사업화가 모두 막혀있어 블록체인 기업들은 해외에 몇 개씩 법인을 만들고 현지 직원을 채용하고, 현지에서 법무법인에 비용을 지출하는 등 불필요한 노력과 자금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서준 대표는 "기업들이 가상자산을 활용한 사업에 나설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금융회사들이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면 개인 가상자산 투자시장도 안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NFT 게임에 대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내놨다.


김우석 대표는 "NFT 글로벌 트렌드를 이끈다는 관점에서 정책이 만들어지면, 많은 가능성을 가진 프로젝트들이 국내로 들어와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여러가지 NFT 기반 창작물들이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면 결국 한국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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