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급한 불 끈 국내 증시, 인플레·유가 등 여전히 '첩첩산중'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16 16:25

수정 2022.02.16 16:25

급한 불 끈 국내 증시, 인플레·유가 등 여전히 '첩첩산중'
[파이낸셜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불안감으로 주춤했던 국내 증시가 전쟁 우려 감소로 반등했다. 하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과 유가 상승, 금리 인상 등의 변수가 남아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3.14포인트(1.99%) 오른 2729.68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38.23포인트(4.55%) 오른 878.15에 마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태세에서 한 발 빼면서 국내 증시는 오랜만에 기지개를 폈다. 코스피는 전날 2700선이 깨졌으나 이날 다시 지수가 회복하면서 2700선을 지켰다.
코스닥은 전날 1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800선을 위협받았으나 이날 급등하면서 900선까지 다가갔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 접경에 배치했던 군부대 일부가 복귀를 시작한다고 밝히면서 뉴욕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하자 국내 증시도 힘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나스닥 지수가 348.84포인트(2.53%) 급등한 1만4139.76에 거래를 마치자 코스닥 역시 4%대 급등했다.

다만 아직 시장을 낙관하기에는 여전히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해 추세 반전의 시작으로 보기에는 무리라는 평가다. 러시아 군대가 일부 철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러시아의 침공 계획이 무산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장 마감 직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군의 철군을 확인하지 못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군대의 지속적 철수 여부는 협상이 더 진행돼야 확신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금융시장 전반의 흐름이 마냥 긍정적이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급등하던 유가 역시 이날 내림세를 탔지만 여전히 9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3.39달러(3.55%) 하락한 배럴당 92.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연구원은 "WTI가 90달러를 상회하는 구간은 물가 하향 안정화가 지체되는 구간"이라며 "안전자산선호심리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앞으로 시장은 물가와의 전쟁에 나선 미 연방준비제도의 움직임과 물가지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등에 시선을 돌릴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1.0%, 전년 동월 대비 9.7% 오르며 시장 예상치를 상당 폭 웃돌았다.
이번 발표로 연준의 긴축정책에 힘을 실릴 것으로 보인다. 또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이 다음달 50bp 인상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어, FOMC 의사록 내용에 따라 시장도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생산자 물가가 높은 인플레이션 고착화, 장기화 우려를 점증시키고 있지만 지난 10일 발표된 소비자물가(7.5%) 서프라이즈 이후 시장은 충격을 일부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며 "단기간에 미국 물가가 급락해 2~3%대 안정세를 보이긴 불가능하지만, 상반기 중 인플에이션 피크아웃 가능성은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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