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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안해" 달라진 동학개미… 조정장에도 관망세 뚜렷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17 18:12

수정 2022.02.17 18:12

신용잔고 한달새 약 2조 줄어
저가매수·물타기 수요 감소세
인플레·금리인상 등 악재 여전
V반등에 회의적 전망도 한 몫
"빚투 안해" 달라진 동학개미… 조정장에도 관망세 뚜렷
국내 주식시장에서 '빚투자'에 해당하는 신용거래 융자잔고(이하 신용잔고)가 이달 들어 잦아들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변동성을 키우며 조정이 올때마다 '빚투자'가 늘었던 지난해와 다른 양상이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신융잔고는 21조4349억원을 기록했다. 신용 잔고는 올해 1월 초 23조3284억원 수준이었으나 한 달여 만에 2조원 가까이 줄었다. 연초 2988.77(종가 기준)였던 코스피 지수는 2월 현재 2700선까지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돌파 후 조정이 올때마다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빚투자' 규모는 우상향했다.
계속되는 증시 부진에 저가 매수 기회라고 여긴 개인들이 주식을 추가 매수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소위 '물타기'에 나섰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와 다른 양상이다. 무엇보다 각 나라 중앙은행이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어 투자자들은 물타기보다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가 V자 반등이 오기 어렵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특히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가파른 긴축전환을 예고하면서 주식 시장의 관망세는 뚜렷해질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공개된 올해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금리 인상을 시작한 뒤 곧바로 연준의 보유 채권 매각도 시작하는 계획을 입안했다. 의사록은 '대부분 참석자들이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2015년 이후의 인상 속도보다 더 빠르게 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시장에선 올해 말까지 예상되는 우리나라 기준금리 수준도 올려잡기 시작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높아진 국내외 물가상승 압력과 빨라진 미국 금리인상 속도, 이미 높아진 시중 채권금리 등을 고려하면 한국은행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1.50%로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어 "현재 형성된 국고채 3년물 금리(2.30%~2.35%)는 기준금리 1.75%를 반영한 수준으로 추정된다"면서 "높아진 국내외 물가상승률과 잠재성장을 웃도는 경제성장을 고려해 올해 예상되는 한은 기준금리는 1.75%에서 2.00%로 상향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하자 반대매매도 크게 늘었다. 반대매매는 고객이 증거금을 기초로 주식을 매입한 후 빌린 돈을 약정한 만기기간 내에 변제하지 못할 경우 주식을 강제로 일괄매도 처분하는 매매를 말한다.


코스피 지수가 2700선이 무너진 지난 15일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2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평균 100억~200억원 안팎에서 움직였던 반매매매 금액이 크게 뛴 것이다.
증거금을 기초로 단타를 노렸던 투자자들은 연이은 주가 하락에 손실이 봤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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