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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부실징후 제조업 급증세, 이러다 큰코다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17 18:45

수정 2022.02.17 18:45

3분의 1이 이자도 못 갚아
곪은 상처 미리 도려내야
산업연구원이 1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번 돈으로 이자조차 갚기 힘든 제조기업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사진=뉴스1
산업연구원이 1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번 돈으로 이자조차 갚기 힘든 제조기업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사진=뉴스1
제조기업 3분의 1이 번 돈으로 이자조차 갚기 힘든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연구원이 17일 발표한 '산업과 기업의 부실징후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실제 부실징후가 보이는 기업군 비중이 정기적으로 외부 회계법인의 정기감사를 받아야 하는 외감기업의 경우 2009년 22.1%에서 2020년 32.8%로 늘었다. 상장사 역시 30.4%에서 39.4%로 불었다.
이 정도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능가하는 수치라고 한다.

초저금리 시대가 저무는 가운데 부실징후 기업들의 상태가 앞으로 더 악화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의 부양책 후유증으로 세계 각국은 지금 인플레 고통을 겪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0년 만에 최고치로 오른 미국의 경우 연일 초긴축을 예고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공개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엔 인플레이션 단어가 73차례나 나온다. 월가는 연준이 내달 곧바로 0.5%p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우리도 다르지 않다. 한국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꾸준히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달에도 금리가 올라 코로나19 직전 수준을 웃도는 1.50%가 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금리뿐 아니라 원유, 구리, 철강 등 각종 원자재 값도 고공행진하고 있어 제조업 환경은 더욱 암울하다.

한계기업, 좀비기업, 도산업체가 쏟아지지 않게 서둘러 기업·산업 구조개편에 나서야 할 때가 됐다. 양호한 제조업체까지 갈수록 부실징후 업종으로 몰리는 것은 좋지 않은 신호다. 산업연구원은 내수와 수출 중 적어도 하나가 마이너스 성장이면 부실징후 산업군으로 분류했다. 이런 산업군 비중이 전체 제조업 대비 2010년 29.1%에서 2019년 78.7%로 수직 상승했다.


구조조정은 기업, 근로자 모두에게 뼈를 깎는 고통을 수반한다. 하지만 제때 대응에 나서지 않을 경우 국가 전체로 충격이 번질 수 있다.
더 큰 시련이 닥치기 전에 정부 당국과 기업의 선제적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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