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AI가 5분만에 최적의 합금을 설계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21 12:00

수정 2022.02.21 12:00

UNIST-경상대-재료연구원-포항공과대 공동연구
AI가 만든 알루미늄합금, 강도 20%·연성 2.5배 향상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 정임두 교수팀이 개인용 비행체 등에 쓸 수 있는 고강도 경량 합금을 XAI 기술로 설계했다. 가운데 그림은 합금 소재의 미세조직을 분석한 사진. UNIST 제공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 정임두 교수팀이 개인용 비행체 등에 쓸 수 있는 고강도 경량 합금을 XAI 기술로 설계했다. 가운데 그림은 합금 소재의 미세조직을 분석한 사진. UN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 정임두 교수팀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5분만에 새로운 고강도 경량 알루미늄 합금을 개발했다.

연구진이 다양한 알고리즘 기법을 적용한 결과 최적의 금속혼합 비율을 찾아냈고, 금속을 만드는 제조공정을 설계해냈다. 이를 통해 실제로 만든 알루미늄 합금은 기존 알루미늄 합금보다 강도가 20%이상 향상됐으며, 연성도 2.5배 뛰어났다.

정임두 교수는 21일 "실험적 방법만으로는 찾기 어려웠던 높은 기계적인 특성을 가지는 경량 금속을 '설명가능 인공지능(XAI)'과의 융합연구를 통해 찾아냈다"고 말했다.


XAI는 해석 가능한 AI를 말한다. AI 모델이 특정 결론을 내리기까지 어떤 근거로 의사 결정을 내렸는지를 알 수 있게 설명 가능성을 추가하는 기법이다. AI에 설명 능력을 부여해 기계와 인간의 상호작용에 합리성을 확보할 수 있다. 정 교수는 "XAI로 특정 조합과 공정을 추천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있어서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용 합금 소재 개발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임두 교수팀은 경상국립대, 한국재료연구원, 포항공과대(POSTECH)와 공동연구를 통해 성과를 얻어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금속 분야 국제 학술지인 '저널 오브 알로이 앤 컴파운드(Journal of Alloys and Compounds)'에 지난 1월 발표됐다.

합금을 설계할때 강도가 높으면서도 충분한 연성을 가지는 최적의 금속 혼합 비율과 공정 조건을 찾아내야 한다. 이처럼 실험적으로 찾는 방법은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된다.

공동 연구진은 최적의 강도와 연성을 갖는 첨가 원소 조합과 공정 조건을 빠르게 찾는 딥러닝 AI 모델을 개발했다. 추천 알고리즘을 이용해 최적의 합금 공정을 찾아냈다. 추천 과정 또한 5분이 채 걸리지 않아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실험 없이 설계자가 원하는 공정 조건을 빠르게 얻을 수가 있었다.

연구진은 AI가 추천한 방법으로 실제 7000시리즈 알루미늄 합금을 제작했다. 그 결과 710MPa(메가파스칼) 이상의 항복강도를 유지하면서도 20%의 연성을 갖는 고강도 합금을 만들어냈다. 현재 상용화된 합금은 항복 강도가 590MPa 정도이며 8% 수준의 연성을 지녔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총 227개의 알루미늄 공정 조건 데이터를 사용했다. 또 금속 혼합 데이터는 7개의 합금 첨가 원소와 5가지의 공정 조건이다.

일반적으로 심층신경망 모델은 학습되는 데이터가 많을수록 예측 정확도가 높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의 개수는 상대적으로 매우 적었다.

연구진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알고리즘 기법을 적용했다. 우선 'K 겹 교차 검증' 기법을 사용했다. 이는 한정된 데이터를 교차로 바꿔가며 사용하기 때문에 모든 데이터를 모델 검증에 활용할 수 있다. 두 번째로 '베이지안 최적화' 기법을 사용했다. 하이퍼파라미터 튜닝은 가장 최적화된 성능을 가진 심층신경망 모델링을 위해서 사용됐다. 베이지안 최적화는 랜덤 서치 기법과 달리 불필요한 반복 탐색을 줄여 보다 빠르게 최적의 하이퍼파라미터를 찾을 수 있다. 그결과 이번 연구에서 구축한 예측 모델은 90% 이상의 정확도로 기계적 특성을 예측했다.

여기에 설명 가능한 알고리즘은 심층신경망 모델이 어떠한 기준으로 기계적 특성을 예측했는지 설명해준다.
이는 12개의 입력변수의 기여도를 정량적으로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AI가 향상된 기계적 특성을 가지는 합금 공정조건을 찾아낼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서 추천 알고리즘을 구축했다.
랜덤으로 추천된 공정조건 중 향상된 성질을 가지는 조합을 얻어 이를 실제로 제작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