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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빅2 "통합 시너지? 오히려 마이너스될 판"… 국내 LCC엔 노선 확대 기회[항공 빅2 결합 조건부 승인]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22 18:24

수정 2022.02.22 21:43

알짜노선 반납·운수권 이전 타격
노선감소로 완전고용 승계도 곤란
LCC, 유럽노선 등 운항 확대 발판
항공 빅2 "통합 시너지? 오히려 마이너스될 판"… 국내 LCC엔 노선 확대 기회[항공 빅2 결합 조건부 승인]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알짜노선 반납과 운수권 이전에 따른 통합 시너지 감소가 우려된다. 다만 저비용항공사(LCC)들은 국내외 신규 장거리 노선 취항 등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국제선의 경우 양사 중복노선 65개 중 26개 노선이, 국내선의 경우 22개 중 14개 노선이 경쟁을 제한할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향후 10년간 슬롯(시간당 이착륙 허용 횟수), 운수권 이전 등 구조적 조치를 부과했다. 공정위는 조치가 이행되기까지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조치대상 노선에 운임인상 제한 및 좌석공급 축소 금지조치 등 행태적 조치도 함께 부과했다.

업계는 당장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아시아나항공에는 합병이 반가운 소식이겠지만 이들 간 시너지 효과는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정위가 지적한 노선 중 상당수가 '황금노선'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선 가운데 서울~뉴욕·LA, 서울~파리·로마 등이 포함된 것은 뼈아프다.

이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절실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는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양 항공사 모두 지난해 화물 운송으로 영업익은 일부 개선됐지만 아직 항공여객부문(지난 2019년 기준)에서는 대한항공이 전 세계 44위, 아시아나항공이 60위로 갈 길이 멀다. 합병을 통해 글로벌 항공사로 나아가고자 했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노선 감소로 당초 약속했던 완전고용승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운항노선이 감소하면 유휴인력이 늘고 이윤이 줄면서 구조조정 요인이 발생한다. 이에 대해 정성권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는 "공정위의 시정조치로 기업결합 후 일부 노선들의 운수권 및 슬롯이 타사로 이전돼 당사의 영업규모가 결합 이전보다 축소되는 상황을 예상할 수 있다"면서도 "고용유지 원칙은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번 공정위 결정은 LCC들에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양 항공사가 운수권을 독점하고 있던 유럽 노선 등을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선에서도 통합 항공사가 보유하는 공항 슬롯을 반납하도록 해 LCC들의 제주노선 운항 등이 확대될 예정이다.
LCC업계 관계자는 "운수권 이전, 슬롯 추가 등이 조치되면 LCC업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현재 수립된 사업계획은 아직 공정위 결정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조만간 이 같은 결정이 반영된 새로운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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