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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N시장 '부익부 빈익빈' 심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24 17:02

수정 2022.02.24 20:29

개장 8년만에 10조 규모 성장
원유·천연가스 등에 쏠림 현상
月 거래액 100만원 미만 16%
거래량 한 자릿수 상품도 상당
ETN시장 '부익부 빈익빈' 심각
개장 8년 만에 10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성장한 국내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이 상품 양극화 상황에 처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시장을 견인하는 원유, 천연가스 추종 상품 거래량은 하루에도 최대 2000만좌에 달하는 반면 최근 3개월 평균 거래량이 한 자릿수인 상품도 수두룩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국내 상장된 전체 268개 ETN 가운데 최근 3개월 거래량이 한 자릿수인 상품은 23개였다. 'QV S&P500 버퍼10% 9월'과 '미래에셋 KRX 금Auto-KO-P(참100) 2210'의 경우 거래량은 '0'을 가리켰다.

이와 함께 거래량 두 자릿수(34개), 세 자릿수(62개), 네 자릿수(87개) 등 1만좌 미만이 전체 76.8%(206개)를 차지했다.



반면 평균 거래량 100만좌 이상 ETN은 6개에 불과했다. 모두 원유, 천연가스 인버스 혹은 레버리지 상품이었다.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의 경우 하루 거래량이 1800만좌를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 2014년 개장 이후 레버리지·인버스 등 단기간에 사고파는 상품이 주였던 ETN 시장에 차츰 장기투자 상품들이 편입됐으나, 여전히 거래량 상위 명단엔 원자재 값을 배수로 추종하는 상품들이 올라 있는 셈이다.

ETN 시장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는 반면 상품 거래에선 이처럼 편중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기준 국내 ETN 지표가치 총액은 9조527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8조8163억원 기록 후 올해 들어 9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지표가치는 투자자가 만기까지 ETN을 보유할 시 증권사로부터 상환 받는 금액으로 ETF 순자산가치(NAV)와 대응되는 개념이다.

거래대금으로 따져도 상황은 비슷했다. 3개월 평균 거래대금이 100만원 미만인 상품은 43개(16.0%)에 달했다. '100만원 이상 1000만원 미만(72개, 26.8%)', '1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89개, 33.2%)' 등에 해당하는 상품을 합치면 역시 76.1%(204개) 수준이었다. '10억원 이상'은 14개로 전체 5% 남짓을 차지했다.

더욱이 ETN의 경우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장을 선점한데다 투자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탓에 상대적으로 투자자 시선에서 비껴서 있기도 하다. 여전히 투기 상품이라는 인식도 극복해야 할 지점이다. 실제 투자자들은 지난 2020년 '마이너스 유가'라는 사태로 인해 원유 ETN을 둘러싼 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 성장이 중단된 경험을 했다.

퇴직연금 자금을 흡수할 수 없는 점도 한계다.
펀드로 분류되는 ETF와 달리 파생결합증권인 ETN은 만기에 원금 대비 손실이 40% 넘는 상품에는 퇴직연금으로 투자할 수 없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대비 금, 은, 아연, 니켈 등으로 상품 영역이 상당 부분 확장됐으나 여전히 원유 등 원자재 투자 ETN이 거래량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 '마이너스 유가'와 같은 이벤트와 가격 흐름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며 "시장 파이 자체는 커지고 있지만 증권사들이 이에 발맞춰 상품 다양성을 확보해야 향후 성장을 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