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우크라 유탄' 맞은 반도체·자동차주… 협상 소식에 반등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28 17:49

수정 2022.02.28 17:49

"희귀가스 재고 당분간 충분"
수급 우려 해소 반도체주 반등
대표 수출 피해업종 자동차주
막판 낙폭 축소… 강보합 마감
'우크라 유탄' 맞은 반도체·자동차주… 협상 소식에 반등

국내 증시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주와 자동차주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주춤했지만 양국의 협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협상이 마무리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를 기점으로 긴축 속도와 강도에 대한 우려가 진정되면 다시금 두 업종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주, 희귀가스 공급 우려에 주춤

2월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0원(0.28%) 오른 7만2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0.56% 상승에 이어 이틀 연속 상승세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가 본격화되자 0.93% 하락을 시작으로 5거래일 연속 총 4.73% 하락하면서 주춤했다. 7만5000원이던 주가는 7만1500원까지 하락했다.
SK하이닉스도 18일부터 24일까지 총 8.09% 하락하면서 주춤했다.

국가대표급 반도체 주 하락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으로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요한 고순도 네온가스, 크립톤, 크세논 등 희귀가스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우크라이나산 네온가스 수입 비중은 23% 정도다. 크립톤은 지난해 수입액 기준 우크라이나산이 31%, 러시아산이 17%을 차지했다. 크세논은 러시아 연방 31%, 우크라이나 18% 비중이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은 확보한 재고가 충분하다며 하락이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또 수급 차질이 오히려 반도체 가격 상승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할 당시 네온가스 가격이 10배 이상 뛰자 업계는 연구를 진행해 사용량을 25~50% 가까이 줄인 바 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경우 현재 1·4분기 이상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제조과정에서 엔지니어링적으로 사용 비중을 줄이는 노력을 하거나 사전 재고 확보를 더 강화시키는 방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자동차주, 러시아-우크라 협상 소식에 반등

자동차주 역시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제재가 강화될 경우 가장 피해가 커질 수 있는 업종 중 하나로 꼽히면서 약세를 보였다. 러시아 신차 시장에서 2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현대차그룹은 루블화 가치 하락에 따른 환차손 및 원가 상승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3거래일 동안 6.60%나 하락했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동차·부품은 대러시아 수출 1위 업종으로 지난해 기준 자동차 25억 달러, 부품 14조 5000억 달러의 수출을 기록했다"며 "현대차와 기아는 합산 기준 러시아 내 점유율이 1위로 현지 공장 가동 차질과 수출 교역 제한 시 부정적 영향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등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일부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배제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주가는 더욱 떨어졌다. SWIFT는 금융 거래를 위한 글로벌 메시지 시스템으로 국제 무역 결제의 주된 인프라 역할을 수행한다.


실제 이날 현대차 주가는 장 초반 3.45% 하락한 16만8000원, 기아 주가는 장중 3.12% 하락한 7만1500원까지 떨어지며 나란히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장중 러시아와의 회담을 위해 떠난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벨라루스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대차 주가는 오름세로 돌아섰고 기아 주가는 보합세로 마감됐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반도체 수급 우려로 조정을 받았음에도 성장의 그림은 명확하다"며 "유망 테마로 삼성전자, 삼성전기(IT)를 LG전자, 고려아연(모빌리티) 등과 미국 전기차 시장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기아, SK이노베이션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