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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日공장 올스톱… 거래처 '사이버테러'에 당했다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01 18:03

수정 2022.03.01 18:03

주요 부품 협력사 랜선공격 받아
하루 생산피해 1만3000대 규모
교도통신 "日, 대러 제재 적극 동참
정부, 러 관여 가능성 확인중" 언급
도요타의 아이치현 소재 공장 생산 라인 로이터 뉴스1
도요타의 아이치현 소재 공장 생산 라인 로이터 뉴스1

【파이낸셜뉴스 도쿄·서울=조은효 특파원 윤재준 기자】 일본 자동차 기업 도요타의 부품 거래처가 '랜섬웨어'로 보이는 사이버 공격을 받으면서, 1일 하루 동안 도요타의 일본 내 14개 전체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일본 정부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미국 등의 제재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사이버 공격의 배후로 러시아가 의심을 받고 있다. 도요타는 세계 신차 판매 시장에서 지난해까지 2년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한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사다.

도요타와 NHK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밤 도요타의 주요 부품 거래처 중 한 곳인 코지마 프레스 공업(아이치현 도요타시 소재)에서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다.

도요타의 많은 차종에 이 업체의 부품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번 장애로 부품 공급 정보 교환이 어려워지자, 결국 도요타 일본 국내 전체 공장 가동을 중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공장 올스톱에 따른 하루 생산 피해 규모는 1만3000대다. 도요타는 2일부터는 재가동이 가능한 것으로 밝혔다.

■일본, 푸틴과 러 은행 제재 강화

일본 경찰은 코지마 프레스 공업이 '랜섬웨어'가 사용된 사이버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랜섬웨어란 몸값(Ransom)과 소프트웨어(Software)의 합성어다. 시스템에 침투해 사용자의 파일 접근을 막거나, 데이터를 암호화해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이를 '볼모'로 삼아 돈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을 일컫는다. 랜섬웨어는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해 2013년 들어 전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일본에서 지난 1년간 적어도 146건의 랜섬웨어 피해가 보고됐다. 도요타의 부품 공급사인 덴소의 해외 자회사도 지난해 램섬웨어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이버 공격에 러시아가 관여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미국, 유럽의 대러시아 경제제재에 적극 보조를 맞추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도요타 부품거래처의 사이버 공격에 러시아가 관여됐을 가능성에 대해 "확인한 후가 아니면 답변하기 어렵다"면서 "정부로서도 실태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1일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러시아 정부 관계자 6명의 자산 동결, 러시아 중앙은행 등 3개 은행에 거래제한 등을 정식으로 확정했다.

교도통신과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제재 대상 개인으로는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합참의장 격),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사무총장 격)등이다.

또 러시아 중앙은행, 국책은행인 대외경제은행(VEB), 방위산업 지원 특수은행인 PSB(Promsvyazbank)에 대한 제재도 확정했다. 러시아 정부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자산 동결과 러시아중앙은행에 대한 거래 제한은 이날 즉시 발동하며 나머지 두 은행에 대한 제재는 오는 31일부터 실시한다. 일본 정부는 러시아 국방부 등 정부 기관이나 연구소, 항공기 제작 기업 미그 등 49개 단체에 대해 수출 금지 조치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반도체 등 첨단제품의 수출도 금지한다.

한편, 서방 동맹국과 해커들의 러시아를 향한 맞대응 사이버 공격도 시작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 세계 개발자들에게 'IT 군대'에 참여해달라며 러시아를 향한 사이버 전투에 동참할 것을 촉구해왔다.

해킹 단체 어노니머스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침공에 대한 응징으로 러시아 매체 홈페이지에 대한 사이버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러시아 매체들은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정당성을 선전하면서 페이스북, 유튜브, 구글 등으로 부터 제재를 받기 시작했다.

■서방 해커들도 러 매체에 응징

AFP통신을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어노니머스는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며 최근 수일동안 러시아 정부와 국영 매체 사이트를 사이버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영통신사와 타스와 RIA노보스티, 일간지 콤메르산트가 해킹을 당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한다는 내용이 대신 게시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로 된 문구에는 "여러분의 아들과 딸들을 죽음으로 보내지 말라. 푸틴은 거짓말을 하면서 우리를 위험에 빠지게 만들고 있다"라고 적혔다.


또 "우리는 세계로부터 고립되면서 석유와 가스는 더 이상 거래가 안되고 있다. 수년내 우리는 북한처럼 살게될 것"이라고도 적혔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밖에 지난달 26일에는 크렘린궁의 홈페이지와 러시아 하원과 국방부 홈페이지도 해킹으로 마비됐으며 27일에는 국영방송 홈페이지에 우크라이나 노래를 포함한 친우크라이나 내용이 이번 전쟁 장면과 함께 올려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eh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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