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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人터뷰] "韓, 가상자산 시대 금융중심국가 잠재력 있다"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06 14:53

수정 2022.03.0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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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NFT 통해 글로벌 플랫폼 도약"
"가상자산 업권법 중요성 높아"
상장 여부는 미정...다양한 방안 검토 중
[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는 "가상자산 시대에는 한국이 글로벌 금융 중심국이 될 수 있는 비전을 가져야 한다"며 관련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20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끈 이 대표는 "올해는 대체불가능한토큰(Non-Fungible Tokens, NFT), 메타버스를 앞세워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韓, 가상자산 시대 글로벌 금융중심국가 비전 가져야"

두나무 이석우 대표는 올해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한토큰(Non-Fungible Tokens, NFT) 등 메가트렌드를 바탕으로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두나무 이석우 대표는 올해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한토큰(Non-Fungible Tokens, NFT) 등 메가트렌드를 바탕으로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4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외연을 확장하는데 가상자산 산업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지금은 금융의 중심이 뉴욕이지만, 가상자산 산업 성장과 함께 한국이 차세대 금융의 중심이 되겠다는 미래지향적 비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달러 중심으로 형성된 기존 금융산업에서는 미국이 유리한 위치에 있지만, 국경의 한계가 없고 중앙 관리자 없이 운용되는 가상자산은 아이디어를 가진 모두에게 똑같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온라인으로 운용되는 상자산 산업에서 세계 최고의 통신 인프라를 갖춘데다 하루 가상자산 거래액 글로벌 7위인 업비트 등 굵직한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포진해 있는 한국은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산업 성장 위한 업권법 제정해야"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지난해 특금법을 통해 '이용자 보호' 기반을 다진 가상자산 산업이 업권법 제정을 통해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지난해 특금법을 통해 '이용자 보호' 기반을 다진 가상자산 산업이 업권법 제정을 통해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특히 오는 9일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둔 가운데, 주요 후보자들이 일제히 가상자산 산업 육성을 주요 공약으로 내놓으며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규제에 초점을 맞췄던 현정부와 달리 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법안이 나오고, 진흥 정책이 수립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석우 대표는 "지난 해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에 초점을 맞춘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이 시행됐으니, 이제 '산업 육성'을 위한 업권법이 제정돼야 한다"며 "가상자산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충분히 논의해 산업에 맞는 법을 제대로 만들어야 하며, 불필요한 규제가 산업의 혁신과 성장을 가로막지 않도록 규제 탄력성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가상자산거래소 등 기업들의 자율 규제도 존중하면서 이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업권법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국내 24개 가상자산 거래소를 대상으로 한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시장규모는 55조2000억 원에 달했다. 지난 해 하반기 일평균 거래액은 11조3000억 원으로, 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거래액 11조8500억 원)에 육박할 정도로 커졌다. 이에 따라 제도권 은행들도 앞다퉈 가상자산 시장과 손을 잡고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두나무는 우리금융의 제안에 따라 우리금융에 지분 투자를 하기도 했다. 두나무도 최근 BC카드와 함께 '두나무 BC카드' 출시를 발표했다. 두나무 BC카드로 오프라인에서 특정 상품을 구매하면 해당 상품이 세컨블록에서 NFT로 구현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용자들에게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경계없는 제휴와 협업도 이어 갈 것"이라며 "고객 편의를 위해 거래소들이 복수의 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하면 의심거래보고(STR) 고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따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설립 10년 두나무, 글로벌 플랫폼 도약할 것"

지난 2020년 1767억원이던 두나무의 매출은 지난해 3조7055억원으로 20배 이상 급성장했다. 외형성장을 주도한 이 대표는 올해 목표를 '글로벌 플랫폼 도약'이라고 제시했다. 올해 설립 10주년을 맞는 두나무는 글로벌 플랫폼 도약의 선두에 NFT와 메타버스를 내세운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와 함께 미국에 설립한 NFT 합작법인이 첫단추다. 이석우 대표는 "하이브와 합작법인을 미국에 설립하면서 국경 없는 글로벌 확장의 첫 발을 디뎠다"며 "메타버스나 NFT 같은 새로운 디지털 자산의 거래 판로를 구축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오프라인의 대부분 활동이 온라인으로 넘어오는 메가트렌드가 형성됐다"며 "메타버스 서비스가 확산될 수 밖에 없는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어, 올 상반기 중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 정식 오픈을 준비하고 있으며 업비트 NFT와 연계해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도록 서비스를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상장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며, 주주와 회사를 위해 가장 좋은 방안을 선택하겠다고 전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상장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며, 주주와 회사를 위해 가장 좋은 방안을 선택하겠다고 전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두나무의 상장에 대해 이 대표는 "시장의 기대가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아직 상장 여부나 어디에 상장할 지 등 확정된 것이 없다"며 "주주와 회사를 위해 가장 좋은 방안을 선택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두나무는 오는 2024년까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1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미 업비트투자자보호센터를 설립했고, 산림청과 업무협약(MOU)을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산림 훼손 복원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이용자들의 성원으로 성장한 만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 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송치형 회장을 주축으로 ESG경영위원회를 발족해 나무, 청년, 투자자 보호라는 3개 키워드에 집중해 ESG 경영을 펼쳐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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