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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면분할 효과 쏠쏠했던 美 주식… 아마존 다음 타자는? [해외주식 인싸이트]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13 18:01

수정 2022.03.13 18:01

월가 단기 부양효과 기대 긍정적
BoA, 액면분할 예상 종목 발표
부킹홀딩스· 오토존 등 후보군에
액면분할 효과 쏠쏠했던 美 주식… 아마존 다음 타자는? [해외주식 인싸이트]
아마존이 주식 액면분할 및 대규모 자사주 매입 발표로 주가가 급등한 가운데 다음 타자는 누가 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과 성장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주식 분할과 자사주 매입 발표는 단기 주가 부양에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월가에서는 테슬라와 부킹홀딩스, 치폴레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투자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액면분할이 예상되는 기업들로 부킹홀딩스(BKNG), 오토존(AZO), 치폴레(CMG), 테슬라(TSLA), 블랙록(BLK), 오레일리오토모티브(ORLY) 등을 꼽았다. 이들 종목 모두 지난 11일 종가 기준 주가가 주당 500달러를 상회한다.

아마존은 지난 9일 장 마감 이후 주식을 20대1로 액면분할하고 100억달러 규모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아마존 주식을 액면분할하게 되면 기존 주주는 1주당 19주를 더 받게 된다. 주총 승인이 이뤄지면 6월 6일부터 액면분할된 아마존 주식이 시장에서 거래될 예정이다.

아마존의 이번 결정은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최근 빅테크 자사주 매입 기조와 달리 소극적인 행보를 지속해왔기 때문이다. 액면분할은 닷컴버블 이후 20년만이고 지난 1월 일부 자사주 매입(13억달러) 역시 2012년 이후 10년만에 처음이었다.

월가에서는 애플과 알파벳에 이어 아마존까지 액면분할에 나선 만큼 다른 기업들도 이같은 움직임에 동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액면분할 및 자사주 매입은 보통 주가 부양 수단으로 활용된다.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투자가 가능해져 투자자가 몰리고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BOA에 따르면 그동안 뉴욕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주가는 액면분할 후 3개월간 평균 7.8% 상승했다.

월가에서도 주주친화적 정책이며 단기 주가 부양 효과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웰스파고는 아마존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4250달러를, BOA 역시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4450달러를 유지했다. 웰스파고는 특히 "아마존이 이번 액면분할을 계기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미국 대표 기업 30곳의 주가에 가중치를 두고 산정한 지수다. 주가를 기준으로 삼다 보니 주가가 너무 높은 기업은 지수 왜곡 우려가 있기 때문에 편입하지 않는다.

아마존 주식을 발표 당일인 지난 9일 종가(2785.58달러) 기준으로 액면분할을 하면 1주당 139.28달러로 뚝 떨어지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자사주매입은 강한 주가 부양의지로 해석되지만 반대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애플처럼 자사주 매입으로 시간을 벌면서 클라우드 등 새로운 성장 모델을 주주에게 제시해야 하는 부담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마존의 선행 12개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19년 21%를 정점으로 2022년 14%까지 감소하면서 시장 평균을 하회했다.
이번 발표 직전까지 아마존 주가는 연초 대비 18% 넘게 하락한 상태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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