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경제5단체 순방이냐 통합간담회냐... 재계 '尹당선인과 회동' 물밑작업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13 18:42

수정 2022.03.13 18:42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이 본격화되면서 재계가 윤석열 당선인과의 회동을 위한 물밑 작업에 착수했다. 과거 다수의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전에 경제계와 만나 기업들의 현안을 듣는 자리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경제단체·총수 만남 기대

13일 재계에 따르면 경제단체들은 인수위 구성이 끝난 뒤 당선인 측과 경제계의 간담회에 대비해 예전 사례를 중심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역대 당선인들은 선거가 끝난 뒤 인수위 운영을 시작하면서 경제단체와 만남을 가져왔다. 재계 관계자는 "당선인이 경제단체와 만나 내놓는 메시지가 향후 경제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되는 만큼 의미가 크다"며 "어느 단체와 먼저 만나는지부터가 관심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윤 당선인이 각 경제단체를 차례로 순방하거나, 통합간담회 형식으로 만남이 진행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경제 5단체와 한꺼번에 간담회를 가졌으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각 단체를 차례로 방문했다. 인수위 측과 소통은 각 경제단체에 포진해 있는 상근부회장들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에는 정부 부처에서 전문위원들이 합류하는데 이들 중에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파견되는 고위 인사를 통해 경제단체에 제안이 올 가능성이 크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경제단체 부회장들 대부분이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인 만큼 인수위와의 소통창구 기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과 경제단체가 만나는 자리에서는 주로 규제완화와 경영환경 개선 등의 요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선인 측에서는 기업들의 고용과 투자 확대에 대한 당부가 나올 전망이다.

이 자리에 4대 그룹을 비롯한 재계 총수들이 함께할 가능성도 있다. 과거 이명박 당선인이 대선이 끝난 지 9일 만에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방문했을 때는 당시 조석래 전경련 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박근혜 당선인의 전경련 간담회에도 정몽구 회장, 최태원 회장, 구본무 회장이 함께했다.

■재계대표 경제단체 관심

경제계에서는 새 정권이 들어선 이후 재계 대표를 어느 경제단체가 맡을지도 관심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사실상 재계 맏형 역할에서 물러난 이후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그 자리를 놓고 암묵적인 경쟁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대한상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전경련이 침묵하는 동안 역할이 급격히 커졌다. 4대 그룹에 속한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이 신임 회장에 취임하면서 위상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다만 상의는 태생적으로 중소·중견기업이 중심이 된 단체라는 점에서 대기업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경총은 현재 대기업 중심의 종합경제단체이지만 원래는 노동정책에 특화된 단체였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목된다. 전경련은 새 정권이 들어선 이후 국정농단 사태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미 한 차례 단체명 변경을 시도하다 문재인 정부와의 교감 부족으로 실패한 바 있기 때문이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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