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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철의 놀면 뭐먹니?] 외국 여행객들도 반한 맛 ‘제주 흑돼지구이’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19 09:00

수정 2022.03.19 08:59

제주 흑돼지구이 /사진=조용철 기자
제주 흑돼지구이 /사진=조용철 기자

[조용철의 놀면 뭐먹니?] 외국 여행객들도 반한 맛 ‘제주 흑돼지구이’

[파이낸셜뉴스] 이른바 ‘똥돼지’는 제주 흑돼지' 를 가리키는 옛 이름이다. 말 그대로 인분을 먹고 자란 돼지를 의미한다.

지난 1970년대 실시된 새마을운동을 통해 주택을 개랑하고 대부분의 가정집에 현대식 화장실을 사용하면서 재래식 화장실도 함께 사라졌다. 하지만 1970년대 이전에는 제주도 농가에서 '돗통' 혹은 '돗통시' 라 불리는 제주 전통의 재래식 화장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제주에서는 돼지를 바로 이 돗통 안에서 키웠다. 사람 먹을 곡식도 부족했던 제주에서 돼지가 먹을만한 음식 찌꺼기가 생기지 않은 것은 당연했다.


그래서 흑돼지의 제주도 말을 의미하는 ‘꺼멍 도새기’들은 돗통에서 인분을 먹으면서 자랐다. 인분 이외에는 특별히 음식을 제대로 제공할 수 없었기에 보통 한 집에서 1~2마리 정도밖에 키울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집안에 큰일이 있을 때나 잡는 귀한 몸이 됐다 .요리방법도 단순해 그저 끓는 물에 푹 삶아 먹는 정도로 귀한 음식이었다.

제주 흑돼지 /사진=조용철 기자
제주 흑돼지 /사진=조용철 기자

제주 흑돼지는 코와 입이 가늘고 길며 귀가 짧다. 복부가 늘어지고 등허리는 처져 있으며 무게는 대략 24~38kg, 길이 40cm 정도로 작다. 까만털에 윤기가 흐르면서 귀엽게 생겼다.

체질상 제주도 특유의 풍토와 기후에 강한 적응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질병저항성도 강한 점이 특징이다. 근섬유가 가늘고 조밀하고 육질에 지방질이 고르게 퍼져 있어 맛이 고소하고 씹는 질감이 부드러우며 불포화 지방산을 많이 함유한 반면 콜레스테롤 함량은 낮다.

제주흑돼지는 오랜 시간 제주도의 맑은 공기와 지하수를 마음껏 마시며 자라온 유전적 성장에 따라 일반 돼지 대비 쫄깃하고 고소하다.
이처럼 흑돼지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흑돼지 전문점이 많이 늘어났지만 요즘에 판매되는 것은 토종 '똥돼지'가 아니다.

지금의 제주 흑돼지는 제주축산진흥원이 개체 보존을 위해 1986년 제주흑돼지 다섯 마리를 어렵게 구한 뒤 덩치가 더 큰 일반 흑돼지와 교배한 뒤 받아낸 개량종이다.
그러나 개량종 제주흑돼지도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도 감탄할 만큼 그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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