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햇빛과 천연재료로 바닷물을 식수로 만들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14 11:00

수정 2022.03.14 11:00

DGIST 김성균 교수팀, 태양광 해수담수화 소재 개발
1㎡ 만드는데 400원도 안돼… 하루 식수 생산 최대 13.3리터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화학물리학과 김성균 교수팀이 한천과 나무 섬유소로 태양광 해수담수화 소재를 만들었다. 김성균 교수 제공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화학물리학과 김성균 교수팀이 한천과 나무 섬유소로 태양광 해수담수화 소재를 만들었다. 김성균 교수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화학물리학과 김성균 교수팀이 해조류와 나무속 섬유소로 바닷물을 식수로 만드는 소재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1㎡ 크기의 소재를 이용해 1일 최대 13.3리터의 식수를 만들어냈다.

이 소재는 자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질로, 소재 단가는 1㎡당 400원이 채 들지 않는다. 연구진은 제조 과정도 매우 단순하고 소형 장치로 만들수 있어 가구, 마을 단위로 소형 담수화 설비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균 교수는 14일 "최첨단의 해수담수화 시설을 갖지 못하는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한 저개발국가나 외딴 섬 지역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는 표면의 70%가 물에 덮여있는 물이 풍부하지만 이중 97%가 바닷물이다. 생활하는데 필요한 담수는 겨우 3%뿐이다. 담수의 대부분도 지하수나 빙하여서 실제 활용 가능한 비율은 더 적다. 또한, 최근 환경 오염과 기후 변화, 인구 문제 등으로 전 세계 인구중 약 3분의 2가 물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연구진은 별도 전기나 에너지를 투입하지 않고 자연현상을 이용해 식수를 만드는데 초점을 뒀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바닷물을 증발시켜 증발한 기체를 모아 식수로 만드는 것이다.

예를들어 온실 같은 곳에 바닷물을 넣어 놓으면 증발해서 상단에 물방울들이 맺힌다. 이것을 모아 식수로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태양빛이 강하지 않아 물 증발이 빨리 이뤄지지 않는다.

한천과 나무 섬유소로 만든 태양광 해수담수화 소재가 햇빛을 받아 열을 내면서 물을 증발시키고 있다. 김성균 교수 제공
한천과 나무 섬유소로 만든 태양광 해수담수화 소재가 햇빛을 받아 열을 내면서 물을 증발시키고 있다. 김성균 교수 제공
연구진은 소금기는 없으면서 물을 빨리 증발시키기 위한 방법을 찾았다.

우선 우뭇가사리로 만든 한천은 물은 흡수하면서 소금은 배출하는 특성이 있다. 또 프러시안 블루를 섞은 나무의 섬유소는 햇빛의 열을 잘 흡수한다.

연구진은 이를 이용해 태양광 해수담수화 소재를 만들었다. 바닷물이 담긴 곳에 이 소재를 넣고 상단에 비닐이나 투명한 막으로 차단해 놓는다. 비닐에 맺힌 물방울을 모아 식수로 이용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1㎡ 크기의 소재를 바닷물 표면에 깔아 식수를 만드는 실험을 9일간 진행했다. 그결과, 일반 햇빛만으로 하루 평균 5.95 리터의 식수를 만들어냈다. 이 소재 없이 햇빛을 쪼였을때보다 3~4배 빠른 속도로 물이 증발했다. 또 여러번 재사용해도 효율은 떨어지지 않았다.

뿐만아니라 이 소재는 자연에서 얻은 물질로 사용후 폐기해도 자연분해돼 환경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DGIST 화학물리학과 임홍섭 석사과정생이 제 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담수화(Desalination)'에 지난 2월 15일에 게재됐다.
한천과 나무 섬유소로 만든 태양광 해수담수화 소재가 햇빛을 받아 최대 43.8도까지 올라갔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김성균 교수 제공
한천과 나무 섬유소로 만든 태양광 해수담수화 소재가 햇빛을 받아 최대 43.8도까지 올라갔다. 김성균 교수 제공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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