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LG엔솔·LG화학 동반 추락에...투자자들 분노 "이러려고 상장했나"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14 16:03

수정 2022.03.14 16:03

지난 1월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전광판에 시초가 59만 7000원이 적혀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지난 1월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전광판에 시초가 59만 7000원이 적혀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럴 거면 왜 물적분할해서 상장한 거냐."
LG에너지솔루션과 모회사인 LG화학의 하락세를 본 투자자들의 분노 어린 반응들이 쏟아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시총 2위 자리까지 위협을 받게 됐다.

14일 증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 대비 2만7500원(7.03%) 급락한 36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은 전일 보다 1만5000원(3.18%) 떨어진 45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장중 36만1500원까지 하락하며 지난 1월 27일 상장 이후 최저가를 경신했다. LG화학도 45만450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3월 15일 종가인 97만5000원에서 1년새 반토막이 난 셈이다.

■공매도 폭탄에 연일 급락세
LG에너지솔루션 주가를 끌어내린 것은 공매도의 영향이 컸다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반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0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되면서 지난 11일부터 공매도가 가능해졌다. 현재 국내증시에서는 코스피200, 코스닥150 종목만 공매도가 가능하다.

지난 11일 LG에너지솔루션 공매도 규모는 약 2625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전체 1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2위 삼성전자(429억원), 3위 두산중공업(371억원) 등과 비교해도 6배가 넘는다. 전체 거래액 중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36.7%로 코스피 종목 중 가장 높았다.

LG화학의 연이은 하락세에는 증권가도 당황하는 눈치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 들어가는 패시브자금이 여전히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고평가를 받아 왔던 주가가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볼 수 있고, LG에너지솔루션 관련된 패시브자금에 아직 영향을 받고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원자재 가격도 영향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리튬 등 원자재 값의 급등이 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이날 기준 리튬 가격은 kg당 9만1026원으로 1년 전(1만5580원) 보다 약 5.84배가 오른 상황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도 테슬라(-5.12%), 리비안(-7.56%), 루시드(-5.33%)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치솟은 원유값은 LG화학의 하락세에 영향을 줬다. 석유화학 산업의 주 원료인 나프타는 원유에서 정제돼 나오며, 평균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나프타 비중은 70%를 웃돈다. 국제 유가가 상승하는 만큼 나프타 가격이 오르면서 석화업계 원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양극재 원재료인 리튬 가격이 41% 급등했다"면서 "완성차 기업들의 반도체칩 조달 문제, 높아진 물류비용 등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LG엔솔 등 2차전지 회사의 실적이 부진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시총 2위도 위태로워진 LG엔솔
악재가 겹치면서 LG엔솔의 시가총액 2위 자리도 위태로워졌다. LG엔솔은 지난 1월 17일 상장 첫날 118조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으로 단숨에 2위에 올랐다. 하지만 현재 시총은 85조590억원 수준이다. 시총 3위인 SK하이닉스(84조4483억원)와 5000억원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

공매도 대기 자금 성격인 대차잔고를 감안하면 향후에도 계속해서 공매도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 11일 이 회사의 대차잔고는 236만주다. 이 중 11일 하루 동안 66만주의 공매도가 나왔다. 공매도를 위해 빌려간 주식 가운데 170만주 정도는 아직까지 공매도로 나오지 않고 대기 상태로 있는 셈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서 긍정적인 시선이 많다.
증권가 대부분 목표가를 50만원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탈탄소 흐름 속에서 전기차 배터리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라면서 “LG엔솔은 이미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 40%를 확보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으로 미국 시장 역시 빠르게 선점해 가파른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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