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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상장폐지 中기업 명단 쇼크... “홍콩증시도 단기 타격은 불가피” [해외주식 인싸이트]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14 18:16

수정 2022.03.14 18:16

얌차이나홀딩스·베이진·자이랩
ACM리서치·허치메드 등 5곳
美 예비 상장폐지 리스트 올라
中 회계감사 거부로 퇴출 확실시
골든드래곤차이나지수 10%↓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5곳이 상장폐지 기로에 서면서 이를 비롯한 중국 종목들 주가가 전반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른 주식예탁증서(ADR) 및 홍콩 플랫폼 종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미중 갈등 심화로 인한 단기 투자 심리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8일 얌차이나홀딩스, 베이진, 자이랩, ACM리서치, 허치메드 등 5개 미국 상장 중국기업을 '예비 상장폐지 리스트'에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20년 12월 통과된 '외국기업책임법(HFCAA)'에 따른 조처로, 해당 법은 미국 상장 중국 기업들에 대한 상장회사 회계감독위원회(PCAOB) 재무감사 의무화가 골자다. 이를 3년 이상 거부하면 상장폐지를 맞아 미국 증시에서 퇴출된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 2019년 증권법을 개정해 정부 승인 없이 자국 회사가 임의로 외국 당국에 회계 자료를 제출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미국이 이달 29일까지 상장 유지 자격을 입증할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당국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이들 기업이 회계 자료를 제공할 가능성은 낮다.

이번에도 중국 증권감독당국은 "증권규제 정치화에 반대한다"면서 "중국 기업에 대한 외국인 접근을 둘러싼 난국 해결을 위해 소통 중"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물론 당장 상장폐지가 되지 않는다. 이 법은 3년 유예를 거친 뒤 2024년 본격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이 비협조적인 자세를 유지할 경우 미국 당국이 상장폐지를 내년으로 앞당기는 가속화 법안을 통과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같은 소식에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 주가는 맥을 추지 못 했다.

실제 지난 10일(현지시간) 상장폐지 예비 명단에 추가된 5개 기업 주가는 동반 하락했다. 이날 나스닥에 상장된 90여개 중국 기업 주가를 반영하는 골든드래곤차이나 지수도 10% 넘게 폭락했다. 디디추싱(-10.58%), 알리바바(-7.94%), 바이두(-6.29%) 등 주가도 일제히 고꾸라졌다.


장재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 안 된 중국기업 ADR은 상장폐지 시 홍콩 및 중국 본토 상장 전까지 거래가 제약된다는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미중 갈등 심화로 인한 단기 투자 심리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에선 갈등 지속 시 2024년부터 알리바바, 바이두 등 중국 기업들 무더기 방출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


다만 장 연구원은 "명단에 오른 기업들이 내년 혹은 2024년초 상장폐지를 맞는다고 해도 ADR과 홍콩 상장 플랫폼 종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넷이즈, 바이두 등이 이번 리스트에 미포함됐고, 지난해 5월 중국 국유 3대 통신사 퇴출 당시 해당 ADR을 홍콩 본주로 전환해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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