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AI직원 늘리는 은행들… 올해 인력 최대 2000명 줄인다

최경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15 18:07

수정 2022.03.15 22:42

점포 축소·디지털 전환 기조
로보어드바이저에 1조 투자
1월 희망퇴직자 1800명 달해
AI직원 늘리는 은행들… 올해 인력 최대 2000명 줄인다
그간 인력 감축이 두드러졌던 은행권이 올해도 인력 감축에 공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이는 은행 점포 축소와 디지털 전환 등에 따른 것이다. 이렇게 은행 인력이 떠난 자리는 '인공지능(AI) 은행원'을 비롯해 무인 시스템, 모바일 앱 등 디지털 기술이 대체하는 추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년 간 4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의 인력은 약 3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말 약 6만1000명이었던 은행들의 인력은 2020년 말 약 6만명, 지난해 말 약 5만8000명으로 줄어들었다.

올해의 경우 은행들의 인력 감축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해 1월에만 총 1817명의 인력이 희망퇴직을 한 상황이다. 은행별 희망퇴직 상황을 살펴보면 KB국민은행 674명, 우리은행 415명, 신한은행 250명 등이다. 하나은행은 임금피크 대상자 228명, 준정년 대상자 250명이 자리를 떠났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올해에 최대 2000명에 달하는 퇴직자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의 인력감축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은행 점포 축소와 디지털 전환 등 비대면 환경의 영향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권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7281개였던 국내 은행권의 점포수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6326개로 감소했다. 5년도 채 되지 않아 약 1000개의 점포가 사라진 셈이다.

아울러 은행들이 희망퇴직 연령을 낮춘데다 직급과 나이에 따라 월 평균임금의 최대 36개월치 특별퇴직금을 지급하고, 자녀학자금과 의료비, 재취업·전직지원금, 퇴직 1년 이후 재고용(계약직) 기회 등 양호한 추가 조건을 붙인 것도 신청자를 늘어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인력이 떠난 자리는 AI은행원이 대체하고 있는 추세다. 은행들은 로보어드바이저에 활발히 투자해 이미 투자금액이 1조원을 넘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AI 은행원 키오스크를 영업점에 파일럿 형태로 도입했다. AI 은행원은 지능형 자동화기기(STM), 자동화기기(ATM), 미리작성서비스 등 은행 업무가 가능한 주변기기 사용 방법, 국민은행 상품 소개, 필요 서류나 지점 위치 등을 안내한다.
금융 상식, 날씨, 주변 시설 안내 등 생활 서비스도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AI 은행원의 업무를 고객 대상 인사나 메뉴 검색 등을 넘어 간단한 계좌이체, 증명서 발급 등 금융거래도 가능토록 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아직까지 AI 은행원은 파일럿 형태로 도입되거나 간단한 고객 상담 등 단순 업무를 하는데 그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향후 기술이 점차 고도화되면 금융권 전반에 전면 도입될 것이고 인력 감축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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