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러 디폴트' 우려에 美 금리인상 초읽기… 폭풍전야 금융시장 [러 국가부도 16일이 1차 고비]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15 18:24

수정 2022.03.15 18:33

증시·원화가치·채권 트리플 약세
코스피 외국인 매도에 24P 하락
원·달러 환율 1년10개월래 최고
국고채 금리도 美금리인상 반영
중국·홍콩 증시는 4~5%대 급락
'러 디폴트' 우려에 美 금리인상 초읽기… 폭풍전야 금융시장 [러 국가부도 16일이 1차 고비]
홍콩증시 이틀새 10% 넘게 폭락 15일 중국 항셍지수가 코로나 재확산·미국의 금리인상 부담감 등으로 5.73% 급락했다. 홍콩의 항셍지수 전광판 앞을 한 남자가 지나가고 있다. AP 뉴시스
홍콩증시 이틀새 10% 넘게 폭락 15일 중국 항셍지수가 코로나 재확산·미국의 금리인상 부담감 등으로 5.73% 급락했다. 홍콩의 항셍지수 전광판 앞을 한 남자가 지나가고 있다. AP 뉴시스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 속 물가상승) 우려 속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까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휘청거렸다. 주가, 원화가치, 채권가격 등 3요소가 일제히 떨어지며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
업계에선 지정학적 리스크가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24.12p(0.91%) 떨어진 2621.53에 마감됐다. 지난 11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이날 장 중 한땐 2615.08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1.22p(0.14%) 하락한 871.22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7000억원 넘는 주식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15~16일(현지시간)로 예정된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미국 뉴욕증시 역시 혼조세를 보였다. 이번 3월 회의에선 기준금리가 25bp(1bp=0.01%p)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포함해 올해 총 7~8회 금리를 높일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이에 앞서 14일 스탠더스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1.20p(0.74%) 떨어진 4173.11에, 나스닥 지수는 262.59p(2.04%) 하락한 1만2581.22에 거래를 마쳤다.

15일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15% 오른 2만5346.48에, 홍콩 항셍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72% 내린 1만8415.08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전 거래일보다 0.50원 뛴 1242.80원에 마감됐다. 전날(1242.30원) 기록을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종가 기준 환율 1240원대 진입은 지난 2020년 5월 25일(1244.2원) 이후 약 1년10개월 만이다.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우려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되며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국고채 금리 역시 상승 마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2bp 상승한 연 2.285%에 장을 마쳤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1.4bp 오른 연 2.753%로 장을 끝냈다. FOMC에서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선반영되며 금리를 끌어올렸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반대로 채권 가격은 떨어진다.

러시아의 디폴트 가능성이 가시화되면서 공포감도 더해지고 있다. 첫 위기는 달러화 채권에 대해 1억1700만달러어치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16일이다. 러시아는 이자를 루블화로 갚겠다고 나섰으나 지급 실패 시 30일의 유예기간을 거쳐 국가부도가 선언될 수 있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 디폴트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오는 21일(약 6600만달러), 28일과 31일(약 5억5000만달러), 다음달 4일(21억3000만달러) 등 이자지급일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은 지난 14일 서방 제재로 러시아 외환보유액의 절반인 약 3150억달러가 동결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협상에 대해 내놓은 각기 다른 평가가 위험자산 변동성 확대를 야기했고, 단기적으로 국면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은 커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특히 1230원 상단 저항선 붕괴 후 환율이 1250원까지 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돼 있는 만큼 당분간 매수쏠림 현상은 벗어나기 어려운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FOMC를 앞두고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하락 전환 후 낙폭이 확대됐으며, 중국 경제봉쇄에 따라서도 기술주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됐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이어 "한국 증시는 0.5% 내외 하락 후 FOMC를 기대하며 적극 대응하기보단 중국 증시 움직임과 함께 개별종목 중심으로 변환하는 장세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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