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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세안서 '일본차' 넘는다…인니 공장 본격 가동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16 14:30

수정 2022.03.16 14:30

크레타 이어 싼타페 등 양산 예정
아이오닉5 등 전기차도 생산 시작
인도네시아 내수 뿐만 아니라
아세안 시장 공략 교두보
전기차 시장 선점 '악셀'
인도네시아 브카시시 델타마스 공단 내 위치한 현대자동차 공장 전경. 현대차 제공
인도네시아 브카시시 델타마스 공단 내 위치한 현대자동차 공장 전경.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 공장 준공을 계기로 일본차가 오랫동안 장악해온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현대차는 베트남 시장에선 1위를 달리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나머지 아세안 국가에선 일본차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내연기관차 뿐만 아니라 아이오닉5 등 전기차를 생산하고 아세안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인니공장, 아세안 공략 핵심 거점
16일 현대차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공장에선 크레타와 전기차 아이오닉5 생산이 시작됐다. 연내에는 싼타페와 소형 다목적차(MPV) 등도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현지 공장 건립으로 인도네시아 뿐만 아니라 아세안 신시장 개척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아세안 주요 5개국의 자동차 시장은 2025년 약 358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철저한 아세안 전략 모델 개발을 위해 사전에 별도 조직을 구성하는 등 본사와 인도네시아 현지 간 상품개발부터 양산까지 긴밀한 협업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또 온라인 판매 플랫폼인 ‘클릭투바이’를 구축하는 한편, 몰링 문화를 고려해 주요 쇼핑몰 내에 위치한 ‘시티스토어’를 현재 10곳까지 개점했다.

인도네시아를 교두보 삼아 아세안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 아세안 시장은 완성차에 대한 역외 관세가 국가별로 최대 80%에 이를 정도로 관세 장벽이 높지만 아세안자유무역협정(AFTA)에 따라 2018년부터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일 경우 협정 참가국 간 무관세 혜택이 주어진다. 이는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아세안 국가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2019년 11월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을 맺었다. 또 지난달에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발효됐다. RCEP는 아세안 10개국과 비 아세안 5개국(호주·중국·일본·한국·뉴질랜드) 등 총 15개국이 참여하는 다자무역협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AFTA, CEPA, RCEP 효과와 신남방 정책의 결과로 핵심 파트너로 부상한 인도네시아에서 완성차를 생산 및 수출할 때 장기적으로 보다 많은 이점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시장 선점 日텃밭 노린다
인도네시아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네시아 점유율 1위는 도요타로 29만6740대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이어 다이하쓰 16만4908대, 미쓰비시 14만4123대, 혼다 9만1793대, 스즈키 9만1122대 순으로 나타났다. 해당 5개 일본차 브랜드만 합해도 인도네시아 시장 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반면 작년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판매량은 3164대, 기아는 2895대에 머물렀다.

다만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크레타 생산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반전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2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3993대를 팔아 작년 연간 실적을 2개월 만에 뛰어 넘었다. 여기에 일본차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앞서가고 있는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내연기관차 뿐만 아니라 아이오닉5 등 전기차 생산을 시작하고 아세안 지역에서 판매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정부 차원에서 전기차 관련 산업 육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곳이다. 2019년 대통령령을 통해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회사가 현지 부품과 인력 등을 활용해 현지화율 조건을 만족할 경우 부품 수입 관세 및 사치세(15%) 면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에서 사용하는 차량도 순차적으로 전기차로 전환한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의 전기차 현지화 전략에 부응하고 지속가능한 배터리셀 공급을 위해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배터리셀 공장을 건설 중이다.
합작공장의 배터리셀은 2024년부터 생산되는 현대차와 기아의 다양한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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