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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분석> 北 어제 신형 ICBM '화성-17형' 쐈다…'모라토리엄' 완전 파기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25 09:01

수정 2022.03.25 09:42

김, 23일 '친필 명령서' 하달… 24일 현장서 전 과정 챙겨
"막강한 군사 기술력 미 제국주의와의 장기적 대결 대비"
오는 4월, 북한 '태양절' 전후에도 다양한 도발 이어 갈 듯
[파이낸셜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직접적인 지도에 따라 전날인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 시험발사가 단행됐다고 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직접적인 지도에 따라 전날인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 시험발사가 단행됐다고 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5일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의 "직접적인 지도 밑에 3월 24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략무력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가 단행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일 방사포 쏜 한 지 나흘 만이자 올 12번째 도발로 북한이 지난 2018년 선언한 '핵실험·ICBM 시험발사 유예(모라토리엄)' 선언 4년 만에 이를 완전히 파기한 것이다.

신문은 평양국제비행장(순안공항)에서 발사된 화성-17은 최대정점고도 6248.5㎞까지 상승했고 거리 1090㎞를 4052초, 약 1시간 7분여간 비행해 동해 공해상 예정수역에 탄착 됐다고 전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24일 오후 2시34분쯤 평양 순안국제공항 일대에서 동해상을 향해 ICBM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를 탐지하고 미사일 비행거리1080㎞ 정점고도를 6200㎞ 이상 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김정은이 국방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삼겠다면서 "우리 국가방위력은 어떠한 군사적 위협 공갈에도 끄떡없는 막강한 군사 기술력을 갖추고 미 제국주의와의 장기적 대결을 철저히 준비해나갈 것"이라며 "3월 23일 새로 개발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략무력의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할 데 대한 '친필 명령서'를 하달"했고 "24일 시험발사 현장을 찾아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 전 과정을 직접 지도하시였다"고도 했다. 이는 미국과 한·미동맹을 향한 경고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김정은의 직접적인 지도에 따라 전날인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 시험발사 했다고 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김정은의 직접적인 지도에 따라 전날인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 시험발사 했다고 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신문은 김정은이 "누구든 우리 국가의 안전을 침해하려 든다면 반드시 처절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똑똑히 알게 만들어야 한다"라며 "우리 국가방위력은 어떠한 군사적 위협 공갈에도 끄떡없는 막강한 군사 기술력을 갖추고 미 제국주의와의 장기적 대결을 철저히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앞으로도 우리는 계속 국방력을 강화하는 데 국가의 모든 힘을 최우선적으로 집중해나갈 것"이라며 "이것은 자기의 존엄과 자주권, 평화수호를 위해, 우리 조국과 후대들의 영원한 안녕을 위해 우리 당이 내린 결심이며 우리 인민스스로의 숭고한 선택"이라고 '천명'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번 시험발사를 통하여 무기체계의 모든 정수들이 설계상 요구에 정확히 도달됐으며 전시환경 조건에서의 신속한 운용 믿음성을 과학기술적으로, 실천적으로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 명백히 증명됐다"라며 이번 '화성-17형'의 향후 양산 및 실전배치를 시사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전날인 24일 발사한 미사일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직접 발사 명령을 하달하고 현장에 참관해 발사 전과정을 지도했다고도 전했다. 화성-17형은 지난 2020년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처음 등장했을 때처럼 11축짜리 초대형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등장했다. 공개 시점으로부터는 약 1년 5개월 만에 시험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에서는 화성-17형에 백두엔진 4개가 달린 모습도 확인됐다. 사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전날인 24일 발사한 미사일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직접 발사 명령을 하달하고 현장에 참관해 발사 전과정을 지도했다고도 전했다. 화성-17형은 지난 2020년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처음 등장했을 때처럼 11축짜리 초대형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등장했다. 공개 시점으로부터는 약 1년 5개월 만에 시험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에서는 화성-17형에 백두엔진 4개가 달린 모습도 확인됐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반길주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북한의 이번 도발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모든 관심을 기울이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한반도에 대한 우선순위를 높이지 못하는 전략적 빈틈을 노린 측면이 있다"며 "동시에 정권 교체기라는 한국의 국내상황도 역이용하려는 속내를 실현한 것"이라고 짚었다.

북한은 이미 정찰위성 발사라는 명분으로 ICBM, 화성 -17형을 발사할 계획을 내비친 상황에서 이러한 빈틈을 전략적 강점으로 전환하기 용이한 측면이 있다는 해석이다.

반 센터장은 "지난 3월 9일 김정은은 국가우주개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2025년까지 다수의 정찰위성 발사'를 시사했다"며 "이는 ICBM을 수시로 다수 발사하겠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이어 반 센터장은 "북한은 결국 레드라인을 조기에 넘으면서 오는 4월 15일 이른바 '태양절'인 김일성 생일 110주년 전후에도 다양한 무기를 동시에 발사하거나 약간의 시차를 두고 다양한 무기도발을 집중시키는 방식으로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은 올 1월 주재한 당 중앙위 정치국 회의에서 모라토리엄 철회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으며 북한은 올해 10번째 도발인 지난 16일 ICBM인 화성-17형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후 지난 20일 오전 한국과 미국의 도발 대응을 교란할 목적으로 평안남도 숙천에서 서해상에 올 11번째 도발이자 첫 방사포(240mm 추정, 다연장 로켓포) 4발 사격을 감행했다.

이러한 정황은 ICBM 수시 발사로 레드라인 붕괴를 기정사실화 하려는 단기적 속내와 함께 정찰위성까지 보유한 군사강국이 되겠다는 중·장기적 전략도 깔린 것으로 읽힌다.

반 센터장은 "북한은 이미 핵보유국이라는 사실을 외부에 천명하고 핵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면서 동시에 그다음 단계인 군사위성 강국으로 목표를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며 "핵무기 없는 한국이 북한의 정찰위성에까지 군사대응의 패에 노출당하게 된 상황은 억제력 약화로 이어지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반 센터장은 "치밀한 대비를 하지 않으면 북한의 위협에 볼모가 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며 "한국은 단순 군 차원을 넘어 북한의 핵무기를 어떻게 상쇄하고 어떻게 비핵화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범정부적 차원에서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3일 북한 김정은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 시험 발사를 명령하고 있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사진=평양 노동신문 캡처
지난 23일 북한 김정은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 시험 발사를 명령하고 있다. 사진=평양 노동신문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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