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는 일본의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파친코(Pachinko)라고 표기되지만 우리에겐 빠찡꼬, 빠찡코, 빠칭코, 파칭코, 빠친코라는 발음이 더 익숙하다. 파친코란 일본어로 새총이다. 쇠구슬을 쏘아올리는 모습이 새총을 연상케 한다고 해서 붙여졌다. 쇠구슬을 쏘아서(파칭), 데굴데굴(코로코로) 굴리는 모양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한때 2만개가 넘는 업소가 번성, 일본 전체 관광레저산업의 30%를 차지할 정도였지만 지금은 1만개 이하로 줄었다고 한다. 2011년 기준 파친코점 경영자의 국적이 한국 50%, 일본 30%, 중국 및 대만 10%, 북한 10%라는 자료도 나왔다.
2000년대를 기준으로 파친코 업계 전체의 최소 60%, 최대 90% 정도를 재일 한국인이 운영했다. 민족차별로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가지기 힘들었던 재일 한인들이 일본인이 하나둘 떠난 파친코를 인수해 자리 잡은 것이다. 파친코 중독이 사회문제가 될 때마다 재일 한인 탓으로 힐난받았다. 우익성향 사이트 등에서는 파친코를 '조선도박' 혹은 '조선 구슬넣기'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1000억원이 투입된 애플TV플러스의 8부작 드라마 '파친코'가 공개되면서 '애플이 제작한 최고의 쇼'(파이낸셜타임스), '눈부시고 따스한 한국의 서사시'(BBC) 등 외신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이민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일제강점기 부산을 떠나 일본에 정착하고,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인 4대의 역경을 그렸다. 젊은 세대에겐 잊혀진 일본의 잔악한 식민지배와 한인의 기구한 해외이주사가 미국자본에 의해 본격 재조명된 것이 계면쩍을 뿐이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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