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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기시다 총리 "아베 전 총리에게 韓관련 조언 들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1 15:17

수정 2022.04.11 15:52

3개월만에 만찬 회동
韓 새 정권 앞두고 한국 관련 대응 조언
7월 日참의원 선거 앞두고 아베에게
협조 얻기 위한 자세 낮추기로 풀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P뉴시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P뉴시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로이터 뉴스1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로이터 뉴스1

【도쿄=조은효 특파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아베 신조 전 총리와 3개월 만에 만찬회동을 실시했으며, 이 자리에서 한국, 중국과 관련한 조언을 들었다고 11일 도쿄신문이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오후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약 2시간 가량 아베 전 총리와 만찬을 했다. 이 자리에는 아베파 소속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이 동석했다.

이날 회동은 지난 1월 11일 회식 이후 3개월 만이다. 오는 7월 예정인 참의원 선거 전략 등을 협의하기 위한 자리이자,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 수장, 아베 신조 전 총리에 대한 '관리 차원'의 만남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총리는 이 자리에서 아베 전 총리로부터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의견을 듣는 한편, 한국과 중국과의 외교 방침에 대해서도 조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 역시, 전후 최장수 외무상으로 기록될 정도로 외교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아베 전 총리의 조언을 받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정권운영에 협조를 얻어내려 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과거 아베 전 총리가 공들였던 일·러 대화 관계의 사실상 폐기, 대러시아 외교 노선 탈피에 대해서도 양해를 구한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국제사회의 대러시아 제재에 적극 동참, 과거 아베 외교노선에서 탈피를 시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과 관련, 아베 전 총리의 구체적인 조언 내용은 알려지진 않았으나, 기존의 행보를 감안해 볼 때 다음달 출범하는 한국 윤석열 정권에 대해서도 강경한 대응을 주문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아베 전 총리는 주변에 기시다 총리가 한국에 "무르게 대응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사건이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추천 건이다. 사도광산은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의 현장이다. 일본 에도시대(1603~1868년)부터 유명한 금광이었으며 태평양전쟁 때는 구리, 철 등 전쟁물자를 캤다.

기시다 총리는 당초엔 한국의 반발 등을 의식,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추천을 보류할 생각이었으나, 아베 전 총리의 공개적인 압박에 결국 추천으로 방향을 틀었다. 아베 전 총리는 사도광산의 징용 역사를 부정하며, "한국과 역사전쟁을 치러야 한다"며 일본의 보수여론을 자극했다.
그는 최근 자민당 내에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지원하는 의원연맹을 발족시키고, 이 모임의 고문을 맡았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