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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로 뒤덮인 라스베이거스… 다음 도시는 어디?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1 18:47

수정 2022.04.12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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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의 더 시티 프로젝트
라스베이거스 호텔 MGM 외에 현지 관광청까지 협업하며 성사
김태호 COO "전세계로 확장"
아티스트×도시 결합 계속될듯
새로운 음악산업모델로 급부상
제2, 제3의 BTS 찾는게 과제

BTS로 뒤덮인 라스베이거스… 다음 도시는 어디?
BTS로 뒤덮인 라스베이거스… 다음 도시는 어디?

BTS로 뒤덮인 라스베이거스… 다음 도시는 어디?

방탄소년단의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콘서트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가 'BTS 시티'로 변모했다. 맨위 사진부터 BTS의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물든 라스베이거스 거리, 도심에 설치된 BTS 입간판, BTS 테마 객실에 비치된 굿즈들, BTS가 즐기는 한국요리를 코스로 제공하는 '카페 인 더 시티'. AP뉴시스 하이브 제공
방탄소년단의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콘서트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가 'BTS 시티'로 변모했다. 맨위 사진부터 BTS의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물든 라스베이거스 거리, 도심에 설치된 BTS 입간판, BTS 테마 객실에 비치된 굿즈들, BTS가 즐기는 한국요리를 코스로 제공하는 '카페 인 더 시티'. AP뉴시스 하이브 제공

【라스베이거스(미국)=신진아 기자】 지난 8~9일(이하 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그랜드 일대에선 BTS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들렸다. "왜 이렇게 난리냐"는 중년의 백인 남성 투숙객부터 방탄소년단 테마룸 상품을 파는 것은 알지만 자신은 BTS를 모른다고 말하는 호텔 여직원까지 그들은 BTS 콘서트를 보러온 아미들의 물결에 문화충격을 받은 듯했다.

반면 시대 변화에 민감한 한 부티크호텔 관리자는 BTS가 라스베이거스 지역경제에 끼칠 영향력에 주목했다. 원더걸스 이름도 언급한 이 백인 남성은 "BTS는 엄청난 팬덤을 지닌 한국의 보이그룹이라는 것을 안다"며 "BTS의 성공적인 콘서트 개최는 라스베이거스에 많은 돈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했다.


■보랏빛으로 물든 라스베이거스, 도시 전체가 '들썩'

방탄소년단의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라스베이거스' 콘서트가 인구에 회자된 데는 하이브와 세계적인 카지노 호텔·리조트 체인인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이 함께 '더 시티' 프로젝트를 진행한 영향도 크다. 지난해 3월 하이브는 '용산시대'를 개막하며 '음악에 기반한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당시 방시혁 의장은 "우리가 정의하는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은 음악으로부터 비롯된, 무한한 상상력과 즐거움이 가득하며 일상의 행복과 편의를 높이는 모든 경험"이라고 말했다.

'더 시티' 프로젝트는 하이브의 기업철학에 입각한 새로운 공연사업 모델이다. 오는 17일까지 라스베이거스 곳곳에서 진행되는 '더 시티'에서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은 산하 11개 호텔에서 'BTS 테마객실'을 운영하고 BTS가 즐기는 한국 요리를 코스로 제공하는 '카페 인 더 시티'를 진행한다.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앞 분수에서는 BTS의 히트곡에 맞춘 새로운 분수쇼가 펼쳐지며, BTS 콘서트를 생중계하는 '라이브 플레이'도 MGM 그랜드에서 진행돼 라스베이거스를 'BTS 시티'로 만드는 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

지난해 11~12월 BTS 로스앤젤레스 콘서트에서 아미(BTS 팬덤)의 영향력을 확인한 이들은 하이브에 협업 가능성을 타진했고 라스베이거스 콘서트 개최 및 더 시티 프로젝트는 급물살을 탔다. 이렇게 빠른 시간에 라스베이거스관광청까지 홍보에 나설 정도로 큰 규모의 프로그램을 내놓을 수 있게 된 데는 하이브가 애초 지난 2020년 '맵 오브 더 솔' 투어를 앞두고 도시와 공연을 연계하는 테마파크형 프로젝트를 무려 1년간 준비해왔기에 가능했다. 비록 이 프로젝트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공중 분해됐지만, 온라인 공연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면서 기존 오프라인 위주에서 온·오프라인 공연을 아우르게 된 것은 큰 것을 잃고 얻은 예상치 못한 성과이기도 했다.

크리스 발디잔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 부사장은 지난 9일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유명 가수들과 BTS의 차별점은 바로 아미"라며 "이들이 라스베이거스를 충분히 즐기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하이브와의 협업이 지속되길 바랐다. '더 시티' 프로젝트 이후에도 세계 3대 분수쇼로 꼽히는 벨라지오 분수쇼에 BTS의 음악을 계속 사용하기로 한 데서 그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김태호 하이브 COO는 이날 "공연과 도시를 잇는 더 시티 프로젝트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BTS뿐 아니라 소속 국내외 아티스트의 성격이나 팬덤의 규모, 개최 도시의 특성에 맞춰 다양한 규모의 더 시티 프로젝트를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 시티' 프로젝트 중 열린 신규 레이블 오디션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달 말 하이브를 '올해 가장 영항력 있는 100대 기업'에 선정하면서 "하이브가 음악산업을 재창조하고 있다"고 평했다. "작은 회사로 시작한 하이브는 진화를 거듭해 현재는 아티스트와 음악 지식재산권(IP)에 기반한 전방위적 사업을 전개하면서 마치 디즈니와 같은 지식재산권을 가진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부연했다.

하이브는 BTS를 중심으로 새로운 음악산업 모델을 제시하며 국내 대표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풀어야할 숙제가 있다. 음악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 IP의 확보다. BTS의 군 문제에 관심에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2의 BTS를 찾는 것도 필요하다. 하이브는 이번 '더 시티' 프로젝트 기간 중에 하이브 최초로 통합 레이블 글로벌 오디션을 개최했다. 오디션은 8~9일 한 차례 열렸고, 15~16일에도 열릴 예정이다. 이미 온라인을 통해 보컬, 랩, 댄스 등 총 3개 부문에 1만3000여명이 지원했다.

이진형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레이블마다 지원자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통합 오디션의 장점이 있다"며 "꽤 괜찮은 오디션이 될 것 같다는 1차 피드백을 받았다"고 자평했다. 8일 오디션에는 음악 명문인 서던캘리포니아대 재학생도 있었다.
바이올린 콩쿠르에도 참석한 바 있다고 밝힌 이 19세 여학생은 "하이브는 BTS, 투모로우바이투게더 같은 인기 그룹이 속해 있어 꼭 들어가 보고 싶은 큰 음악기업"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는 또한 오는 5월 '하이브 최초 걸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 데뷔를 앞뒀다.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 쏘스뮤직이 협력해 론칭하는 6인조 걸그룹인데 방시혁 의장, 김성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 방탄소년단 제작진 다수가 힘을 보탠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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