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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봉쇄 완화에 반도체 업계도 '준비', 완전 회복은 어려워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0 14:49

수정 2022.04.20 15:00

- 조업 재개 1차 리스트에 SMIC·TSMC·ASML 등 반도체 관련 기업 83곳 포함
- 그러나 중소 협력 업체는 제외, 정부 요구도 까다로워 업계 회복까진 시간 걸릴 듯
반도체 이미지 사진/사진=뉴시스
반도체 이미지 사진/사진=뉴시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상하이시 정부가 코로나19 봉쇄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특정 산업 분야 통제를 완화하면서 SMIC(중신궈지) 등 반도체 관련 기업들도 재가동의 ‘기지개’를 켤 준비에 들어갔다. 반도체 업체들은 봉쇄 중에도 필수 인력을 동원해 공장을 가동했지만 ‘유지’ 수준의 제한적이었고 물류 차단 때문에 원자재 반입이나 제품 반출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20일 펑파이와 차이신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1차 화이트 리스트 기업 666곳 중 반도체·집적회로 부문은 83곳(12.5%)이다. 여기엔 중국 1, 2위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SMIC와 화훙그룹, 상하이화리, 상하이지타, AMEC(중웨이), 지춘과기 등 중국 기업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도 포함됐다.

상하이에는 중국 반도체산업(집적회로 설계기준)의 25% 이상이 집중돼 있다. 상하이를 중심으로 장쑤성·저장성·안후이성 등 창장삼각주는 분업·협력 형태로 산업 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비교적 고부가가치 분야로 평가되는 집적회로 설계, 제조장비 업종이 이곳에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낸다.

그러나 코로나19 봉쇄는 반도체 업계에도 충격을 줬다. 올해 1·4분기 집적회로 생산량은 4.2% 감소했다. 분기별 반도체 생산이 줄어든 것은 2019년 1분기(-8,7%) 이후 처음이다. 3월에는 5.1%까지 줄었다
ASML 선보 글로벌부총재 겸 중국지역총재는 펑파이에 “회사는 조업 재개 작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ASML도 상하이에 공장을 두고 있지만 상하이 반도체 업체 대부분은 ASML 고객이다. 봉쇄 기간에도 반도체 장비에 대한 기술 협력은 해야 한다고 펑파이는 설명했다.

중국은 반도체 기술에선 아직 한국 등에 뒤쳐지지만 이미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의 제재 이후엔 ‘반도체 굴기’를 내세우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분야이기도 하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 부족과 제재, 코로나19 여파를 빗겨가지 못해 전 산업으로 충격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자료를 보면 올해 1·4분기 중국의 수입 1위 품목은 11.3%의 비중을 차지한 집적회로였다. 이 기간 동안 1403억개를 수입하는데 1072억 달러(약 132조5000억원)를 투입했다. 전년동기대비 수량은 9.6% 줄었지만 비용은 14.6% 늘었다. 반도체 수요 부족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수출에서도 집적회로가 2위로 집계됐다. 703억개를 내다팔며 387억 달러를 벌었다. 역시 수량은 4.6% 감소한 반면 금액은 23.2% 급증했다. 중국 수출 반도체는 주로 저부가가치 제품이다.

다만 현 상황에서 중소 협력업체까지 즉시 업무를 재개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업계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중국산업경제정보망은 내다봤다.

중국 정부 요구도 까다롭다. 상하이시 경제정보화위원회가 지난 16일 공지한 ‘상하이시 제조업 생산재개 관련 전염병 예방통제지침’에 따르면 생산 재개 기업들은 △오전 항원·오후 핵산(PCR) 검사 △공장 내 핵산 검사소 설치 △기업이 검사 서비스 제공 △직원 수에 맞춘 임시 격리 관찰 장소 마련 △대규모 공장 내부에 별도의 격리 시설 설치 등을 이행해야 한다.

또 △폐쇄적 순환 관리 방안 마련 △직원·공장·제품 동시 방역 △전염병 예방 통제 전문팀 설치 △외부 인원 진입시 48시간 핵산(PCR) 검사 음성 증명서 소지 등도 의무화했다.

이후 방역 당국에 이를 보고해 심사 비준을 거쳐야 한다. 만약 당국이 전염병 예방 통제가 완벽하지 않다거나 안전 생산 준비가 부족하다고 판단할 경우 절대 조업 및 생산 재개를 할 수 없다.


반도체 연구개발 (R&D) 관계자는 “시험 검증 직원 몇 명은 회사로 출근시키고 다른 직원들은 재택근무 중”이라며 “모두 복귀를 원하고 있는 만큼 회사가 문제를 잘 해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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