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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만 강수연이 제일 예쁜것 같아" "영화계 대들보" 애도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08 12:35

수정 2022.05.08 13:20

한국 영화의 큰 별 故 강수연의 빈소가 8일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제공)2022.5.8/뉴스1 /사진=뉴스1
한국 영화의 큰 별 故 강수연의 빈소가 8일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제공)2022.5.8/뉴스1 /사진=뉴스1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임권태 감독(왼쪽부터)이 21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청에서 열린 ‘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 News1 권현진 기자 /사진=뉴스1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임권태 감독(왼쪽부터)이 21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청에서 열린 ‘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 News1 권현진 기자 /사진=뉴스1

사진은 지난 2016년 10월 6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한 배우 강수연 모습. (뉴스1 DB) 2022.5.5/뉴스1 /사진=뉴스1
사진은 지난 2016년 10월 6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한 배우 강수연 모습. (뉴스1 DB) 2022.5.5/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강수연은 삭발을 해도 예쁘네. 엄만 강수연이 제일 예쁜 것 같아.”

‘원조 월드스타’ 강수연이 7일 오후 뇌출혈 증세로 쓰러진 뒤 사흘 만에 세상을 떠나자 영화계 선후배뿐 아니라 네티즌도 온라인을 통해 고인을 추모했다.

배우 김규리는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 때 영화 ‘화장’으로 영화제에 참석했다”고 고인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화장’ 행사장에서 이춘연 사장님과 강수연 선배님께서 마지막까지 함께 해주면서 힘을 보태주셨다”며 “저도 나중엔 ‘저렇게 멋진 선배가 되고싶다’ 생각을 했다”고 썼다.

이어 “작년에 (제작자) 이춘연 사장님을 그렇게 허망하게 보내드리고, 또 이렇게 비슷한 시기에 선배님을 보내드릴 줄은…”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저희에게, 저에겐 등대같은 분이셨습니다. 빛이 나는 곳으로 인도해주시던 선배님을 아직 어떻게 보내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라며 황망해했고, “선배님.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추모했다.

김규리의 글에는 “정말 안타까워요”라는 댓글이 달렸다. 한 네티즌은 “엄마와 함께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본 적이 있는데 엄마께서 이렇게 말씀 하셨었어요. '강수연은 삭발을 해도 예쁘네. 엄만 강수연이 제일 예쁜 것 같아'"라며 “강수연씨 좋아했었는데 갑작스런 부고를 전해들으니 가슴이 먹먹해지네요”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참 안타깝네요. 대한민국 영화의 대들보이신데”라며 애도했다.

고인의 유작이 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정이'의 연상호 감독은 이날 SNS에 "한국영화 그 자체였던 분, 선배님 편히 쉬세요"라며 "선배님과 함께한 지난 1년은 영원히 잊지 못할겁니다"라고 썼다.

넷플릭스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항상 현장에서 멋진 연기, 좋은 에너지 보여주신 고 강수연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라며 "좋은 작품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신 배우 강수연님의 모든 순간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며 애도했다.

배우 정보석도 고인을 추모했다. 그는 비보가 전해진 이날 자신의 SNS에 “우리 영화의 위대한 배우 강수연님이 하늘로 떠났습니다”라며 “부디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평안하길 간절히 바랍니다”라고 썼다.

이승연은 “신기하게 생일도 같던 강수연 언니. 언제나 당당하고 언제나 멋지고 언제나 아름다웠던 전설의 여배우. 평안하시길 바라요. 벌써 그립습니다”라고 애도했고, 봉태규도 “선배님 편히 잠드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썼다.

감독 겸 배우 양익준은 "누나 같았고, 따뜻했고, 사랑스러웠던 분이 돌아가셨다"며 "누나라고 한번 불러봤어야 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가수 윤종신도 강수연의 사진을 게재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그는 "편히 잠드셔요. 오랜 시간 감사했습니다"라고 했고, 작곡가 김형석 역시 "다시 씩씩하게 일어나길 빌었는데, 배우 강수연님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추모했다.

한편 강수연은 지난 5일 오후 6시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뇌출혈 진단을 받고 의식이 없는 상태로 치료를 받아오다 7일 오후 숨을 거뒀다. 향년 55세.

아역배우 출신으로 영화 '고래사냥 2'(1985),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1987) 등에 출연하며 청춘스타로 떠올랐다. 1987년엔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한국영화 최초의 월드스타가 됐다.

삭발을 하며 연기혼을 보여준 '아제아제 바라아제'(1989)로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도 최우수여자배우상을 수상했다.

1990년대 영화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89), '경마장 가는 길'(1991), '그대 안의 블루'(1992),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 등 숱한 화제작을 내놓았다. 이들 작품으로 대종상영화제,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2001년 TV드라마 '여인천하'로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해 그해 SBS연기대상을 받기도 했다. 최근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신작 '정이'(가제)에 출연하며 스크린 복귀를 알렸지만 안타깝게 타계했다.

강수연은 뛰어난 배우를 넘어 전 세계에 한국영화를 알린 스타였고, 강력한 리더이자 여성 영화인의 롤모델로 통했다. 그는 영화계에 큰 일이 생기면 대장부처럼 활약했다.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출범 초기 심사위원, 집행위원 등으로 활동했고, 미국의 통상압력에 맞서 한국영화를 지키기 위해 스크린쿼터 수호천사단을 맡기도 했다.

2015년엔 부산국제영화제가 '다이빙벨 사태'로 위기에 처하자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2017년까지 가장 어려운 시기에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아 영화제를 위해 헌신했다.


고인의 장례식은 영화인장으로 치르며 장례위원장은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이 맡았다. 김지미, 박정자, 박중훈, 손숙, 신영균, 안성기, 이우석, 임권택, 정지영, 정진우, 황기성이 장례고문으로 함께한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이며, 영결식은 11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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