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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세계 태권도인 고양서 평화-화합 ‘절창’

강근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08 23:17

수정 2022.05.08 23:17

2022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폐막식. 사진제공=고양시
2022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폐막식. 사진제공=고양시
2022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태권도시범단. 사진제공=고양시
2022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태권도시범단. 사진제공=고양시

【파이낸셜뉴스 고양=강근주 기자】 세계 태권도 품새 선수의 뜨거운 함성과 땀방울로 가득했던 2022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고양 품새대회)가 4일간 열전을 마무리했다. 고양 품새대회는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국내에서 열린 최대 규모 국제대회이자, 올림픽을 제외한 첫 대면 국제태권도대회였다.

이번 대회는 63개국 972명이 출전해 역대 최다 참가국을 기록했고, 36개 종목에서 272명이 메달을 수상했다. 대한민국이 금메달 20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대만(금 4개, 은 8개, 동 7개), 미국(금 3개, 은 8개, 동 16개), 스페인(금 3개, 은 1개, 동 4개), 이란(금 1개, 은 4개, 동4개)이 2, 3, 4, 5위를 기록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세계태권도연맹이 고양으로 이전하고, 국내외 태권도인 및 일반인 1만2천명이 관람한 이번 품새대회 개최를 계기로 우리 시는 글로벌 스포츠 산업도시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2022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사진제공=고양시
2022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사진제공=고양시

◇고양 31개 태권도장-40개국 선수단 자매결연 체결

고양 품새대회가 열린 킨텍스 제2전시장 10홀 대회장은 축제 현장 같았다. 참가 선수는 진지하면서도 유쾌했다. 태권도 종주국인 대한민국에서 열린 품새대회 경험을 한껏 즐겼다. 열심히 응원하는 동료 응원단 모습도 굉장히 인상 깊었다.

공인 품새 여자 30세 이하 개인전에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한 에바 샌더슨(덴마크) 선수는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고양대회 금메달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고, 모든 이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참가 선수가 충분한 연습을 할 수 있도록 고양시 관내 태권도장도 힘을 보탰다. 31개 태권도장은 40개국 선수단과 자매결연을 체결하며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필리핀 대표팀 매니저인 템 이고르 멜라는 자매결연 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그동안 많은 대회를 다녀봤지만 민간 태권도장과 자매결연은 처음이다. 선수들이 안전하게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줘 감사하고, 앞으로도 지속 교류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2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우크라이나 선수단. 사진제공=고양시
2022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우크라이나 선수단. 사진제공=고양시
2022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린다 심 수녀. 사진제공=고양시
2022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린다 심 수녀. 사진제공=고양시
2022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부부 금메달리스트-장재욱-최영실. 사진제공=고양시
2022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부부 금메달리스트-장재욱-최영실. 사진제공=고양시

◇우크라 가족, 태권도 수녀, 부부 금메달리스트 감동 전해

러시아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 선수단 3명이 고양 품새대회를 찾았다. 다비드 하브릴로프(13), 예바 하브릴로바(12) 남매와 아버지인 루슬란 하브릴로프(42)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대회에 참가하고자 우여곡절 끝에 폴란드를 거쳐 4월18일 대한민국 땅을 밟았다. 비록 메달은 따지 못했으나 세계인에게 태권도 정신인 ‘평화와 화합’을 전달해 많은 이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태권도 하는 수녀님’으로 유명한 싱가포르 대표팀의 린다 심(68)은 이번 대회에서 공인 품새 65세 이상 여자 개인전에 출전해 챔프에 등극했다. 린다 심 수녀는 2011년 러시아 대회 이후 네 번째 도전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열일곱 살이던 1971년부터 태권도를 시작해 40년이 넘게 태권도를 수련 중이고, 태권도 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부부 금메달 리스트도 탄생했다. 공인 품새 30세 이상 여자 단체전에 출전한 최영실(34, 경희대 보람태권도장)과 공인 품새 40세 이하 남자 개인전에 출전한 장재욱(34, 경희대 보람태권도장) 부부는 이번 대회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획득해 승리 기쁨을 더했다.

장재욱은 2006년과 2007년 세계태권도 품새선수권대회에서 각각 개인전 1위를 차지했다. 배우자 최영실과는 2006년 제1회 세계태권도 품새선수권대회에서 선수와 관객으로 만나 지금의 소중한 인연을 맺었고, 이번 대회에서 부부 금메달리스트라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2022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자매결연 국가 응원. 사진제공=고양시
2022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자매결연 국가 응원. 사진제공=고양시
2022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응원단. 사진제공=고양시
2022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응원단. 사진제공=고양시

◇개막식 미디어아트, 친환경 유니폼, 참관 프로그램 혁신 눈길

개회식은 가로 25m-세로 8m짜리 대형 LED 스크린, 화려한 조명과 웅장한 음향, 미디어아트 등을 활용해 마치 한 편의 공연처럼 연출됐다. 대회 유니폼은 폐페트병으로 제작됐으며 1벌에 500㎖ 페트병 약 15개가 사용됐다. 유니폼에는 고양시 상징을 디자인으로 담았다.

고양 품새대회는 코로나19 이후 한국에서 열린 첫 국제대회로, 대회기간 중 1만2000명이 경기장인 킨텍스를 방문했다. 국가별로 방역전담 매니저를 지정하고, 세계대회 규모에 맞춰 안전종합관리계획을 수립하고 행정기관과 군경이 협력해 비상상황반을 구성-운영하는 등 선수단 및 관람객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이번 대회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하고 대한체육회가 주관한 ‘체육단체 및 지방자치단체 국제역량 강화를 위한 참관(옵저버)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했다.
앞으로 국제행사를 준비할 전국 지자체 및 경기단체 관계자 49명이 경기장인 킨텍스를 찾아 경기진행 방법, 개회식 준비, 방역대책 등 대형 행사 노하우를 배우는 기회가 됐다.

한편 오는 2025년에는 세계태권도연맹 본부가 고양시 대화동 킨텍스 인근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킨텍스는 인천공항에서 30분 거리이며 GTX-A도 건설 예정이라 주변 환경과 교통여건이 탁월하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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