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은행의 ‘타임 파괴’… 24시간 문여는 점포, 한밤중엔 화상영업

이승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17 18:02

수정 2022.05.17 18:02

혁신점포 5개월새 858→874곳
비대면 기술 발달 따라 증가세
자동화기기 통해 은행 단순업무
하나·신한 편의점점포 종일 운영
화상창구는 저녁 8시까지 오픈
서울 서초구의 'KB디지털뱅크 NB강남터미널점' 외관 KB국민은행 제공
서울 서초구의 'KB디지털뱅크 NB강남터미널점' 외관 KB국민은행 제공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CU마천파크점×하나은행' 외관 뉴스1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CU마천파크점×하나은행' 외관 뉴스1
은행들이 영업시간을 다양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양한 혁신점포 개소로 장소 및 기술 혁신에 나서는 동시에, 기존에 오후 4시까지로 굳어졌던 영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은행들의 행보는 획일화된 영업시간으로 인한 고객 불편을 해소하려는 포석도 깔려있다.

17일 은행연합회와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저마다 점포혁신을 시도하면서 서비스 제공 시간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점포 유형에 따라 영업시간을 늘리거나, 혹은 주말에도 영업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말 877개까지 늘어났다가 지난해 11월 858개까지 줄었던 탄력점포 개수는 지난 4월 말 874개로 다시금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탄력점포란 은행의 일반적인 영업시간과 달리 운영되는 점포를 말한다.

특히 은행의 디지털 비대면 기술 발달로 인한 탄력점포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기존 금융자동화기기(ATM)의 입출금, 이체 등 기능에 더해 통장개설, 상품 가입, 문의 등 기능을 제공하는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 개수가 부쩍 증가한 것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257개였던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 개수는 지난 4월 말 291개로 늘었다. 같은 기간 관공서 소재 점포, 외국인 근로자 특화 점포, 상가 및 오피스 인근 점포 등 대다수 유형의 탄력점포 개수는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대면 영업이 위축되면서 탄력점포도 함께 줄고 있는 것"이라며 "자동화기기를 이용한 점포는 꾸준한 수요로 늘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달초 문을 연 KB국민은행의 디지털 제휴점포 'KB디지털뱅크 NB강남터미널점'이다. 이마트 노브랜드와 제휴로 노브랜드 강남터미널점 안에 입점한 이 점포는 입출금, 체크카드 및 보안매체 발급 등 업무가 가능한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스마트 자동화기기, STM)를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앞서 하나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CU, GS리테일과 손을 잡고 편의점 내 점포를 냈다. 이들 점포에도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가 비치돼 비교적 단순한 업무의 경우는 편의점 영업시간에 맞춰 24시간 볼 수 있다. 1호 금융 특화 편의점이었던 하나은행 마천파크점의 인기에 하나은행은 지난 10일 경기도 안양시 동산구에 2호점을 냈다.

이에 더해 일부 혁신점포는 화상상담전용창구도 운영한다.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는 상담원 개입 없이 일체 터치스크린 형태로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에 기기 활용이 어려운 고객은 비대면 상담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화상상담전용창구는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가 제공하는 기능 외에도 예·적금 신규가입, 인터넷 뱅킹 신규·해지, 신용대출 등 대면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운영시간은 은행에 따라 오후 5시~8시까지로 다르지만 일반 은행보다 긴 시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은 공통점이다.


이와 관련, 은행권 관계자는 "화상상담의 경우 전담 직원이 전국 요청을 모두 처리할 수 있어 부담이 적다"면서 "고객 눈높이에 맞춰 영업시간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을 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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