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투자엔 선악 없다"… 죄악주, 조정장서 반짝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22 18:20

수정 2022.05.22 18:20

미국 대마 규제 완화 움직임에
마이더스AI, 상한가만 세 번째
호실적 낸 전자담배 관련주 강세
글로벌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죄악주(罪惡株)'라고 불리던 종목들이 호실적을 바탕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죄악주는 주류, 담배를 판매하거나 카지노 등을 운영하며, 사회적으로 이미지가 좋지 않은 상장사의 주식을 이르는 말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가장 눈에 띄는 테마는 마리화나(대마초) 관련주다. 마이더스AI는 이달에만 세 번이나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3월 29일에도 상한가를 기록한 적이 있는 마이더스AI는 잇따른 상한가에 1655원(3월4일)이던 주가가 3개월도 되지 않아 56.19%(930원) 급상승했다.

정보보안업체인 마이더스AI가 최근 강세를 보인 이유를 업계에서는 마리화나 호재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마이더스AI의 미국 자회사는 현지 카나비스(마리화나) 생산 전문 기업 멜로즈패실리티매니지먼트의 지분을 100% 확보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에서 오는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민주당이 연방·주 정부 차원에서 대마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자담배 관련 종목들도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KT&G는 올해 1·4분기에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KT&G는 올해 1·4분기(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16.1%, 6.3% 증가한 1조4026억원과 3330억원을 기록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는 분기 기준 첫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에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8만4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장중에 기록한 최고가(8만6900원)에 근접한 가격이다.

전자담배 배터리 등을 생산하는 이랜텍 주가도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1만원대 미만에서 오르내리던 주가가 지난 달 22일 2만485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20일 종가는 2만3050원으로 조정세를 겪고 다시 최고가에 근접하고 있다.

레저기업 중 올 1·4분기에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강원랜드에 대한 전망도 좋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말 52주 신저가를 찍고 주가를 회복 중이다. 올해 1·4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 7개의 증권사에서 발표한 강원랜드의 목표주가는 3만3000원대로 지난 20일 종가(2만6850원) 대비 상승 여력은 25% 이상이다.

'죄악주'로 불리던 종목들의 강세에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기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죄악주'라는 말 자체가 테마에 의존한 종목들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테마가 유동성 공급이 많던 호시절에 각광을 받았지만 현재 증시가 조정세를 겪으면서 정의로운 테마를 생각할 여유가 없다"라면서도 "많은 종목들이 펀더멘탈(기업의 기초체력)로 주가가 움직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평가하는 것 자체가 애매하다"고 전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도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거나 경기가 둔화될 때에도 죄악주들의 실적이 잘 빠지지 않고 배당도 많이 주는 편"이라며 "경기 둔화기, 배당기에 단기 스윙 전략으로 투자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투자를 하는 것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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