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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노래가 세상에 힘이 된대요" 4남매가 전하는 선한 영향력 [Weekend 핫피플]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03 04:00

수정 2022.06.03 10:41

월드비전 합창단 활동한 김세정·세원·세웅·세진 남매 이야기
뮤지컬배우 꿈꾸는 첫째
노래는 감동 전하는 매체... 줄리 앤드류스 같은 사랑받는 배우 될래요
작곡가 되고 싶은 둘째
해외 합창단 한자리 모인 어린이합창제 가장 인상적... 성악공부도 하고 싶어요
5년간 활동한 셋째
세계합창제 뮤지컬에서 내가 바로 꼬마신랑역... 잊을 수 없는 기억이죠
현역 단원인 막내
코로나로 끊겼던 활동 다시 시작하니 좋아요... 이달 공연 맹연습중!
월드비전 합창단은 지난 1960년 창단된 우리나라 최초의 어린이 합창단이다. 노래를 통해 희망을 전하는 이 합창단에는 남매 모두가 단원으로 활동한 '특별한 4남매'가 있다. 김세원, 세진, 세정, 세웅(왼쪽부터) 남매가 서울 강서구 월드비전 합창단 본원에서 두 손을 맞잡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월드비전 합창단은 지난 1960년 창단된 우리나라 최초의 어린이 합창단이다. 노래를 통해 희망을 전하는 이 합창단에는 남매 모두가 단원으로 활동한 '특별한 4남매'가 있다. 김세원, 세진, 세정, 세웅(왼쪽부터) 남매가 서울 강서구 월드비전 합창단 본원에서 두 손을 맞잡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월드비전 합창단은 한국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1960년 창단됐다.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에게 노래를 통해 회복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창단 당시 이름은 선명회어린이합창단이었다. 우리나라 최초 어린이 합창단인 월드비전 합창단에는 62년의 시간동안 다양한 역사와 이야기가 쌓였다. 그 중에서도 4남매 모두 합창단원으로 활동한 김세정(24)·세원(19)·세웅(16)·세진(12) 남매의 스토리는 더 특별하다.

"우리 노래가 세상에 힘이 된대요" 4남매가 전하는 선한 영향력 [Weekend 핫피플]

■뮤지컬 배우 꿈, 디딤돌 된 합창단 활동

"초등학교 3학년 때 지역반으로 시작한 월드비전 합창단 활동이 연주반까지 이어졌고, 현재 연극배우로 활동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됐어요."

4남매 중 맏이이자 홍일점인 김세정씨는 초등학교 3학년이던 지난 2008년 월드비전 합창단 지역반에 입단했다. 어려서부터 노래와 춤을 좋아했는데 어머니가 우연히 교회에서 합창단 공연을 보고는 적극 권유했다. 당시 집과 가까운 강남반에서 지역반 활동을 시작했다.

월드비전 합창단은 서울 강서(본원), 강남, 강북과 경기 일산, 분당 등 총 5개의 지부가 있다. 오디션을 보고 지역반에 입단해 활동한 뒤 그중 실력이 뛰어난 아이들을 선발해 연주반을 뽑는다. 지역반과 연주반은 각 30여명 정도로 구성된다.

세정씨는 "지역반 3년, 연주반 3년을 하고 중학교 2학년 때 퇴단을 했다"며 "이후 고양예고 연기과를 졸업하고 대학 때는 연극영상학과를 졸업해 뮤지컬을 전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뮤지컬배우라는 꿈을 준비하며 연극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까지 대학로에서 '벚꽃 동산', '어크로스 더 리버', '잠은 자야하고 꿈은 꿔야 한다' 등 3편의 연극을 올렸다. 이달 말과 7월에는 부산에서 각각 '벚꽃 동산'과 '경매'로 부산시 초청 연극 무대에도 설 예정이다.

"합창단 활동을 하며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에서도 다양한 무대 경험을 했다는 게 큰 장점인 것 같다"며 "합창을 하며 어려운 박자나 화음을 만드는 훈련을 쌓고, 악보를 빠르게 읽고 음감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세정씨는 합창단 활동을 하며 베트남 호치민 연주회(2011년), 호주 월드비전 본부 초청 연주회(2012년), 필리핀 국제합창경연대회 대상 수상(2013년)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세정씨는 "합창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인데, 연극 무대에 설 때도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된다"며 "미래에는 '사운드 오브 뮤직'을 통해 큰 사랑을 받은 줄리 앤드류스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 노래가 세상에 힘이 된대요" 4남매가 전하는 선한 영향력 [Weekend 핫피플]

■특별했던 '세계 어린이합창제' 기억

4남매 중 둘째, 셋째인 세원, 세웅 형제는 지난 2016년 2월에 경기 일산반에 같이 입단했다. 현재는 둘 모두 퇴단한 상태로 두 형제는 월드비전 합창단 활동을 하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기억으로 2016년 열린 '세계어린이합창제'를 꼽았다.

세원 군은 "'꼬마신랑'이란 곡에서 비중있는 함진아비(함을 들고 가는 역할) 역할을 맡았는데 처음으로 맡게 된 큰 역할이었다"며 "4년에 한번씩 해외 합창단 여러 팀을 초청해 예술의전당, 광화문광장 등에서 공연을 하고 외국 친구들과 홈스테이도 했다"고 합창제를 소개했다.

이어 "노래를 하든 악기를 연주하든 작곡을 하는 것이 꿈"이라며 "대학 진학은 성악 쪽으로 생각하고 있고, 커서도 음악 관련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 노래가 세상에 힘이 된대요" 4남매가 전하는 선한 영향력 [Weekend 핫피플]

셋째인 세웅 군은 2016년 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총 5년 동안 월드비전 합창단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중학교 3학년으로 지역반에서 연주반 시험도 봤지만 변성기가 찾아오면서 아쉽게 합류하지 못했다. 세웅 군 역시 세계어린이합창제 때 뮤지컬 '꼬마 신랑'에서 배역을 맡았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우리 노래가 세상에 힘이 된대요" 4남매가 전하는 선한 영향력 [Weekend 핫피플]

막내인 세진 군은 2019년 1월에 입단해 현재 일산반에서 활동 중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합창단 활동을 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수업만 하다가 합창단 활동을 해서 좋았다"며 "현재는 오는 6월 21일 열리는 정기연주회 공연 연습에 한창"이라고 했다.

4남매의 합창단 활동에는 부모님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도 있었다.

4남매의 아버지 김한신씨는 "월드비전 합창단은 전쟁 후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을 후원하시는 분들께 감사를 전하기 위해 창단됐다"며 "이 세상에서 다른 나라의 원조를 받던 나라가 다른 나라를 지원하게 된 것은 대한민국이 처음이다. 합창단 활동을 통해 남을 돕는다는 것을 아이들이 깨닫고, 자라면서 선한 활동과 비전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어머니 성민아씨는 "교회를 통해 월드비전 합창단을 접하고 추천을 받았다"며 "나도 만나는 엄마들마다 월드비전 합창단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비전 합창단 2022 정기연주회 'JESUS' 포스터 / 월드비전 제공
월드비전 합창단 2022 정기연주회 'JESUS' 포스터 / 월드비전 제공

■2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정기연주회 열어

이달 21일에는 월드비전 합창단 연주반과 지역반 단원들 모두가 참여하는 '2022 정기연주회'가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4남매 중 막내인 세진 군도 이번 공연에 참여한다.

이번 무대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연기됐던 창작 칸타타 '지저스(JESUS)'를 통해 힘든 시기를 보낸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할 계획이다.
창작 칸타타 '지저스'는 예수의 일생을 합창곡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지혜정 작곡가가 곡을 만들었다. '오소서 임마누엘', '그가 주신 선물', '다시 오실 주님' 같은 노래가 불려지는 이번 공연에는 월드비전 합창단을 이끄는 지휘자 김보미를 비롯해 연출가 안지선, 안무가 임유정 등도 함께한다.


월드비전 음악원 어호선 원장은 "코로나19 안정화로 올해는 6월 정기연주회를 시작으로 11월에는 기획연주회를 한 차례 더 개최할 예정"이라며 "월드비전 합창단의 순수하고 정제된 목소리와 만날 수 있는 이번 공연은 우리 모두에게 희망과 행복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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