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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폰 '가성비'로 세계시장 야금야금 … 삼성은 불안한 1위 [경고등 켜진 휴대폰 산업]

김준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06 18:28

수정 2022.06.06 18:28

샤오미 등 글로벌 점유율 약진
미국선 모토로라 3위까지 올라
중저가 앞세워 나라별 틈새 공략
삼성 주도하는 폴더블폰도 눈독
중국폰 '가성비'로 세계시장 야금야금 … 삼성은 불안한 1위 [경고등 켜진 휴대폰 산업]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중저가폰을 내세워 약진하고 있다. 지난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종료 수혜를 삼성전자가 가져갈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남미, 유럽, 동남아 시장에서 LG전자를 넘어 삼성전자 점유율도 야금야금 뺏어가는 모양새다. 아울러 삼성전자 기술력을 일부러 지적하면서 출시하고 있는 폴더블폰 글로벌 진출에도 조금씩 시동을 걸고 있는 만큼 인재.기술력 유출에 대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중국폰 싼값 앞세워 '땅따먹기'

6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4분기 기준 샤오미, 오포, 모토로라 등 중국 업체의 동남아·미국 등 일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내 점유율은 전년 대비 증가했다. 100~400달러의 중저가폰을 필두로 중국 시장을 비롯, 중저가폰 수요가 높은 지역을 공략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 대부분에서 점유율 1위를 지켰지만, 확장세가 정체되는 경향을 보였다.


미국에선 모토로라의 약진이 눈에 띈다. 모토로라는 지난해 4·4분기 처음으로 두자릿수 점유율을 돌파했다.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1% 증가했다. 모토로라는 원래 미국 스마트폰 기업이었지만 지난 2014년 중국 IT기업 레노버가 인수하면서 중국 기업이 됐다. 이후 미국 현지에서도 애매한 위치를 유지하던 모토로라는 지난해 선불폰,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워 미국 시장 내 단독 3위 자리에 등극했다. LG전자 사업 철수 수혜를 미국에서 가장 많이 본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샤오미는 올 1·4분기 베트남 시장에서 점유율 20%를 돌파했다. 전년 대비 10%p 가깝게 끌어올린 수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보다 1%p 감소한 30.8%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는 오포와 비보 등 신흥강자들이 1, 2위 자리를 지켰다. 올 1·4분기 둘이 합쳐 43% 비중을 차지, 전년보다 소폭 점유율을 늘렸다.

유럽 시장에서는 리얼미의 성장세가 매섭다. 리얼미는 지난해에만 전년 대비 280%에 달하는 성장률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오포(70%), 샤오미(43%), 애플(10%) 뒤를 이은 2% 성장률에 그쳤다.

■폴더블폰도 '눈독'

지난해 미국의 제재로 인해 움츠렸던 화웨이도 속속 폴더블폰 출시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하면서 삼성전자 경쟁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아직 삼성과 기술력·가격경쟁력 격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노골적으로 삼성전자 기술력을 겨냥 또는 저격하고 있는 만큼 기술력·인력 보호에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중국 업체들 중 글로벌 시장 진출에 가장 먼저 시동을 건 업체는 화웨이다. 지난해 갤럭시Z플립과 비슷한 클램셸형 폴더블폰 P50포켓을 자국 시장에 먼저 출시한 후 말레이시아 등 외국 시장에도 해당 제품을 선보였다. 현재 트위터 등 SNS를 통해서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화웨이는 지금까지 시장에 나온 적 없던 아웃폴딩(바깥 방향으로 접는) 방식의 폴더블폰을 시장에 선보이면서 자신들의 기술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샤오미, 오포, 비보, 아너 등 대부분의 중국 업체들도 삼성 갤럭시Z폴드·플립과 비슷한 형태의 폴더블폰을 출시했다. 자국 시장에서 검증을 마친 뒤 반응이 좋은 제품에 한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주름이 적은 인폴딩형 폴더블폰으로 관심을 끌었던 오포는 최근 갤럭시Z플립과 닮은 클램셸형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의 '인재·기술 하이재킹'이 공공연한 만큼 기술·인재 지키기도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핵심 기술·인재 유출이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많은 돈을 동원해 인재를 빼가는 경우가 많다는 건 이미 많이 나왔던 이야기"라며 "경쟁력을 흡수당하는 식의 상황은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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