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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불안해"…'차이나 엑소더스' 맨 앞줄에 선 한국기업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09 17:53

수정 2022.06.09 18:11

롯데·아모레·현대·삼성·LG 등
현지사업 재정비·탈출 이어져
美기업들도 중국사업 축소 속도
아마존·에어비앤비·애플 이어
나이키도 조깅앱 서비스 중단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과 코로나19 불확실성으로 인해 한국 기업들이 탈중국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주요 외신은 중국에서 한국 기업들의 현지 사업 재정비와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롯데그룹, 아모레퍼시픽, 현대자동차, 삼성, LG 등을 예로 제시했다.

외신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중국 본사를 폐쇄하는 마지막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은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 "다른 시장으로 초점을 돌리고 있다"면서 이 같이 전했다.

롯데는 또 중국 랴오닝성 선양의 테마파크 사업을 최소 16억 달러(약 2조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는 당초 2014년 선양에 롯데백화점을 개점하면서 부근에 테마파크와 아파트, 호텔 등을 갖춘 롯데타운을 지으려고 했다.
그러나 사드 문제가 불거진 후인 2016년 12월 중국 당국의 명령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중국이 2019년 4월 시공 인허가를 내줬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사업은 멈췄으며 테마파크를 매각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아모레퍼시픽은 한류를 타고 2016년 중국에서 2080억원의 이익을 내기도 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 내 1000개 이상의 화장품 매장을 폐쇄했다.

삼성SDI는 배터리 셀 사업에 집중하려고 작년 중국의 배터리 팩 공장 2곳을 폐쇄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0년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중국에 매각한 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용 모듈 공장 2곳만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미 텍사스 오스틴에 170억 달러(약 21조3400억원) 규모의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중국 내 공장 2곳의 문을 닫았다. 현대차는 중국 사업 부진속에서 오는 2025년까지 대미 투자를 100억달러(약 12조5500억원)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지난해 12월 조사에서 국내 131개 기업 중 86%가 지난 10년간 중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으며 정치적 리스크를 가장 큰 우려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들의 중국 사업 축소도 이어지고 있다. 나이키의 조깅 앱인 '나이키 런 클럽'(NRC)과 운동 앱인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NTC)은 지난 8일 중국 이용자들에게 "경영상 이유로 다음 달 8일부터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고지했다. 나이키는 앱 서비스 중단에 대해 자세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중국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인정보보호법과 데이터보안법을 시행한 여파라는 해석이 나온다.

나이키에 앞서 다른 미국 기업들도 잇따라 중국 시장 사업 조정에 나섰다. 아마존은 내년 6월30일부터 중국에서 아마존의 전자책 단말기인 '킨들'로 읽을 수 있는 전자책 판매와 운영을 중단키로 했다.
에어비앤비는 오는 7월30일 이후 중국 내 사업을 마친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중국 아이패드 사업 일부를 베트남으로 이전한다.
지난해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중국에서 일자리 정보 서비스 앱인 링크드인을 중단했다.

j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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