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 현재 키움은 정확히 7위였다. 그로부터 두 달하고 20일이 흘렀다.
안우진(8승4패 2.34), 요키시(7승4패 2.43) 원투펀치의 굳건함, 김혜성의 빠른 발(도루 28개·1위), 팀 평균자책점 1위(3.33)의 든든한 마운드 등등 내세울 이유는 꽤 많다.
그러나 어떤 것도 이정후(24·키움)의 존재감을 능가할 순 없다. 이정후는 27일 현재 타격 1위(0.351), OPS 1위(0.997), 홈런 3위(13개·1위 박병호 22개), 타점 3위(55개·1위 한유섬 61개) 등 타격 전 부문 상위 그룹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다안타(97개), 장타율(0.572), 출루율(0.425) 등 1위에 올라있는 부문만 5개다.
이정후는 지난해 타격왕이다. 이 부문 타이틀을 지키는 일은 매우 어렵다. 역대 이 난관을 뚫은 타자는 3명뿐이다. 장효조(1985~1987년), 이정훈(1991~1992년), 이대호(2010~2011년) 등이다.
백인천(0.412) 이후 역대 시즌 최고 타율(0.393)을 기록한 아버지 이종범도 해내지 못한 난제다. 이정후는 지난 23일 삼성전서 안타 2개를 때려내며 처음 타격 1위에 올라섰다.
6월 이정후의 타격 페이스는 여름 햇살만큼 더 뜨겁다. 27일까지 89타수 36안타로 6월 타율 4할(0.404)이 넘는다. 36안타 가운데 홈런도 7방 포함돼 있다. 타점은 24개.
상위권 타자 가운데 6월 이정후의 타율을 능가하는 경우는 최정(0.412·SSG) 뿐이다. 그 역시 홈런(4개)이나 타점(19개)에선 이정후에 뒤진다. 그밖에 타자들은 모든 부문에서 이정후보다 아래다.
한창 잘 맞고 있는 소크라테스(0.373-5홈런-9타점·KIA)나 전준우(0.353-3홈런-19타점·롯데), 페르난데스(0.305-4홈런-22타점·두산)도 타율, 홈런, 타점 전 부문서 이정후에 떨어진다.
이대호(롯데)는 0.341로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했으나 홈런(3개)과 타점(17개)서 한참 뒤진다. 타점(21개) 생산력이 높은 김현수(LG)는 타율(0.284)에서 점수를 까먹었다. 6월 타자 부문 MVP를 뽑으면 오직 최정만 이정후의 상대가 될 수 있다.
이정후는 26일 롯데전서 13호 홈런을 터트렸다. 키움은 이정후가 홈런을 친 날 거의 이겼다. 13번 홈런을 때린 경기 가운데 10차례 승리를 맛보았다. 이정후는 4월 10일 삼성전서 시즌 첫 홈런을 터트렸다.
4-5로 뒤진 8회초 삼성 좌완 이승현에게 뽑아낸 동점 홈런이었다. 이승현의 시즌 첫 피홈런. 키움은 9회초 6-5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후 15일 두산전까지 7연승을 내달렸다. 덕분에 4월 7일 7위에서 2위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키움은 이정후를 보유한 팀이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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