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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겸 울산시장 "울산은 부울경 아닌 신라권"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05 15:42

수정 2022.07.05 15:42

울산의 지리적 정체성 다시 화두로
김두겸 "경주,포항 아우르는 신라권 공항 건설"제시
경주-포항 연계한 '해오름 동맹' 강화에 초점
김두겸 울산시장이 취임 후 첫 월간업무계획보고회를 주관하고 있다. 김 시장은 취임 전후 부울경 메가시티 추진에 대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신 경주와 포항을 연계한 '해오름동맹'에 대해서는 활성화를 강조했다. /사진=fnDB
김두겸 울산시장이 취임 후 첫 월간업무계획보고회를 주관하고 있다. 김 시장은 취임 전후 부울경 메가시티 추진에 대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신 경주와 포항을 연계한 '해오름동맹'에 대해서는 활성화를 강조했다.
/사진=fnDB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김두겸 울산시장이 부울경 메가시티보다 경주와 포항을 연결한 '해오름 동맹'을 강조하면서 울산의 지리적 정체성이 다시 화두가 되고 있다. 김 시장은 취임과 동시에 울산~경주~포항을 '신라권'이라고 지칭하면서 '신라권 신공항' 건설을 언급했다. 이에 따라 부산과 경남은 반대로 '가야권'으로 자동 구분되는 모양새다. 그런데 경상남도에서 광역시로 분리돼 독립한 울산이 왜 '신라권'에 속하는 것일까?
■ 울산(蔚山)은 조선 태종 때 처음 기록
5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울산지역에는 청동기 시대를 거치면서 '우시산국(于尸山國)'이라는 초기 국가가 존재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어 신라 시대에는 경주를 잇는 국제항구도시이자 관광휴양지로 역할을 한 곳이 울산이다. 다양한 유적과 유물 외에도 지금도 남아 있는 달천 철광, 관문성, 반구동 항만 유적, 처용 및 충신 박제상 설화, 외국인들의 왕래를 기록한 삼국유사 등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울산 울주군 두동면 하삼정 고분군에서 출토된 굽다리 접시(3∼6세기). 울주군 두동면 삼정리 고분에서는 가야 묘제 형태도 확인돼 이 지역이 가야와 신라를 연결하는 길목에 놓여 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사진=울산대곡박물관 제공
울산 울주군 두동면 하삼정 고분군에서 출토된 굽다리 접시(3∼6세기). 울주군 두동면 삼정리 고분에서는 가야 묘제 형태도 확인돼 이 지역이 가야와 신라를 연결하는 길목에 놓여 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사진=울산대곡박물관 제공

그렇다고 가야 문명의 흔적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울주군 두동면 삼정리 고분에서는 가야 묘제 형태도 발굴됐다. 울산지역의 일부는 가야와 신라를 연결하는 길목에 놓여 있었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울산(蔚山)이라는 이름은 조선 3대 태종 때인 1413년에 생겼다. 그 전까지는 울주(蔚州)였다. 고려사에는 현종 때인 1011년에 울주에 성을 쌓았다는 기록이 있다. 앞서 997년에는 성종이 울산을 찾았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울산은 지난 1997년 7월 광역시로 첫발을 내딛었다. 경상남도로부터 완전히 독립했다. 그런데 언제부터 울산이 경남도에 속했는지는 기록에 명확하게 나타나 있지 않다. 조선말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편입됐을 것이라는 추정이 있다. 결국 울산의 뿌리는 지리, 역사적으로 신라문화권에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부분이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밀집한 경주 외동일반산업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밀집한 경주 외동일반산업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 해오름 동맹...경주와 포항의 속내는
울산시는 현재 국도 7호선과 울산~포항 고속도로를 따라 철강,조선, 자동차 산업이 연계되면서 경주, 포항과의 지리적 거리는 부산,경남 못지 않게 가까운 게 사실이다.

이런 배경을 토대로 2016년 생겨난 것이 '해오름 동맹'이다. 울산과 경주, 포항은 모두 새해 일출이 유명한데서 이름이 지어졌다. 목적은 지역간 문화 교류와 공동 관광사업을 전개하는 데 있다. 이런 교류 형태는 이후 부울경 메가시티에도 영향을 미쳤다.

울산시는 김두겸 시장이 취임하자마자 동맹 강화를 위해 경주시와 포항시에 실무자회의 개최를 요구한 상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오름 동맹'에 대해 가볍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포항경주공항~김포 노선. (그래픽=경북도) /사진=뉴시스
포항경주공항~김포 노선. (그래픽=경북도) /사진=뉴시스

울산지역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경주시는 자동차 부품 제조 업체 유치와 고도화를, 포항시는 경주시와 연계한 포항공항 활성화 등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자칫 동상이몽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울산시로서는 경주시와 포항시의 속내를 먼저 잘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부울경 메가시티 속도 조절과 해오름 동맹의 활성화가 울산시의 이익을 최우선을 하려는 목적임에는 틀림없지만 지자체 간 경쟁에는 적도 아군도 없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울산의 울주군 서생면과 온양읍 등 남부권이 전통적으로 부산과 기장군에 가까운 점을 들어 자칫 울산지역 내 갈등을 우려하고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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