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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옵션 도입…한국도 연금부자 나오나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도입]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05 18:24

수정 2022.07.05 18:24

'퇴직급여 보장법' 국무회의 의결
운용지시 없으면 지정상품 변경
수익률 개선…머니무브 이어질듯
300조원에 달하는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 오는 12일부터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면서 은행과 보험에서 증권사로 퇴직연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5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이 심의·의결되면서 확정기여형(DC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디폴트옵션이 도입된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운용사가 가입자의 지시 없이도 사전에 결정된 운용방법으로 투자상품을 자동 선정해 운용하는 제도다. 향후 현재 은행 이자 수준보다도 낮은 퇴직연금 수익률이 눈에 띄게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지난 2020년 시작된 머니무브가 디폴트옵션으로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5개 증권사로의 퇴직연금 입금액은 4조6661억원에 달했다.
지난 2020년 1·4분기에 2조111억원, 2021년 1·4분기에 3조1377억원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매년 50%가량 급증한 것이다. 특히 은행과 보험사 등 타 업종에서 이관되는 금액도 빠르게 늘고 있다.

실제 A증권사의 경우 은행·보험사에서 이관된 IRP 금액은 지난 2019년 1·4분기 214억원에서 2020년 1·4분기에 726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고 올해 1·4분기에는 1476억원으로 급증했다. 2년 만에 2배, 3년 만에 7배가 늘어난 셈이다. 이 증권사의 IRP 총입금액은 2019년 1·4분기 2942억원에서 올해 1·4분기 1조580억원으로 3년 만에 3배 이상 늘어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노후대비에 대한 개념이 '저축에서 투자'로 바뀌면서 기존 은행·보험사에서 증권사 등으로 운용하는 자금의 이동이 두드러진다"며 "최근에는 개인의 연금저축과 회사 지원의 복지연금이 증권사로 이동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 2019년 금융감독원을 통한 '연금 이전 원스톱 서비스' 제도가 도입되면서 이전되는 자산도 매년 증가 추세"라며 "DC·IRP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투자자산 선호도 증가함에 따라 머니무브는 지속적으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퇴직연금의 머니무브가 가속화되면서 증권사들도 고객을 유치하고자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해당 업무에 근속연수 10년이 넘는 퇴직연금 전담 직원을 80명가량 배치해 놓은 상태이다. 또한 나무 애플리케이션(앱) QV앱 등 가입자의 상황에 맞게 자산을 관리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KB증권 관계자는 "KB증권은 퇴직연금 자산관리컨설팅센터를 통해 주기적인 현금성 자산관리, 만기 안내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매년 관리해야 하는 연말정산 세액공제 안내, 이번에 퇴직연금 개인고객에게 시행되는 디폴트옵션 가입 시 안내 등의 서비스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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