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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곡물 수출문 열리니… 농산물 ETF ‘급브레이크’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04 18:16

수정 2022.08.04 18:16

상반기 인플레 방어주로 떴지만
전쟁후 첫 수출 소식에 줄손실
KODEX 콩선물 한달새 2%↓
美 DBA도 1.5% ‘마이너스’
우크라 곡물 수출문 열리니… 농산물 ETF ‘급브레이크’
최근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반사이익을 챙겼던 농산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성과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비료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협정을 이행하며 향후 곡물가 하락이 점쳐진 결과로 풀이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KODEX 콩선물(H)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 2.36%로 집계됐다. 상반기 동안 21.56% 수익률을 달성했으나 하반기 들어 하락 전환된 셈이다. 실제 KODEX 3대농산물선물(H), TIGER 농산물선물Enhanced(H)도 같은 기간 각각 4.87%, 5.74% 손실률을 나타냈다. 두 상품 모두 'S&P Grains Select Index ER'을 따르며, 옥수수·대두·밀 등에 투자한다.
상반기 동안 각각 18.03%, 17.45% 뛴 모습과 대조적이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 사정도 마찬가지다. 인베스코 DB 농산물 펀드(티커 DBA) 가격은 지난 2일(현지시간) 기준 한달 새 1.50% 떨어졌다. DBA는 지난 2007년 1월 뉴욕 증시에 입성한 ETF로, 다양한 농산물에 대한 선물 계약으로 구성된 'DBIQ Diversified Agriculture Index TR' 지수를 따른다. 역시 곡물에 투자하는 'ICE BofAML Commodity Index eXtra Grains(GRU)'도 같은 기간 3.65% 손실률을 기록했다.

다만 국내 농산물 관련주에 투자하는 'HANARO 농업융복합산업'은 하반기들어 4.76% 성과를 냈다. 이 상품은 1~3차산업 모두 포괄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종목을 선별해 투자한다.

그동안 농산물 ETF에 호재로 작용했던 러시아 침공에 따른 공급 부족 사태가 해결될 기미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러시아, 국제연합(UN), 튀르키예(터키)가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 3개 항구에서 곡물 수출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후 실제 8월 1일 전쟁 후 첫 곡물 수출(옥수수 2만6000t)이 개시됐다.
이는 항만에 묶여있던 곡물 수천만t의 수출 길이 열린 셈으로, 상승 가도를 달렸던 곡물가에 하방 압력이 가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튀르키예 국방부에 따르면 하루 한 척(2만5000t 운반)씩 출발 가능할 전망인데, 월 60만~70만t 곡물이 시장에 풀리게 되는 셈"이라며 "특히 이번 러시아의 협정 이행으로 3월 이후 중단된 양쪽 간 평화협정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암모니아와 비료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고 주요국들 곡물 수출 제한 역시 감소하고 있다"며 "미국 연방 농무부(USDA) 곡물 재고율 전망치는 6~7월 연속 상향 조정되고 있는데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도 곡물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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