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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고양이의 날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07 18:36

수정 2022.08.08 07:29

한 여성이 자신의 고양이를 안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한 여성이 자신의 고양이를 안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고양이 예찬론은 유명하다. "고양이의 사랑을 받는 것보다 더 큰 선물이 있을까"라고 했던 이가 디킨스다. 그의 고양이 이름은 밥(Bob)이다. 밥이 보채면 디킨스는 쓰던 원고를 치우고 밥을 재우는 일부터 했다고 한다.
그런 밥이 죽자 디킨스는 밥의 앞발을 박제해 편지를 뜯는 칼에 장식으로 붙였다. 칼엔 '1862년 밥을 기리며'라는 문구를 새겼다.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검은 고양이 밤비노 일화도 많이 회자된다. 아내를 잃은 트웨인에게 밤비노는 유일한 안식처였다. 어느 날 밤비노는 다람쥐를 쫓아 창문에서 뛰어내려 그 길로 사라지고 만다. 제정신을 잃은 트웨인은 신문에 광고를 냈다. '분실된 것처럼 보이는 기품 있는 고양이를 보신 적 있나요?' 결국 밤비노를 찾게 되지만 쉬지 않고 눌러대는 고양이 집사들의 초인종 소리에 다시 광고를 낸다. '고양이 돌아왔음.'

8일은 국제동물복지기금(IFAW)이 정한 '세계고양이의 날'이다. 지난 2002년 제정돼 올해로 20년이 됐다. IFAW는 고양이의 탄생을 축하하고 유기묘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이날을 제정했다. 업계도 이날을 겨냥해 다양한 반려묘 이벤트를 벌인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인구는 1500만명에 이른다(KB경영연구소, 2020년 기준). 펫이코노미는 2027년 6조원대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펫비즈니스 비중은 개와 고양이가 3대 1 정도 된다. 흥미로운 것은 애묘산업 성장세가 더 뛰어나다는 점이다. 1인가구, MZ세대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혼자 잘 논다, 길들여지는 걸 싫어한다, 특정 대상에 충성하지 않는다 등의 특성이 고양이와 MZ세대의 공통점이라는 것이다. 영화 '캣츠'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고양이와 친해지려면 고양이를 리스펙트하라." 고양이에게만 해당되는 말도 아닐 것이다.

jins@fnnews.com 최진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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