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균형과 결속' 택한 日기시다...아베파 '점진적 정리' 전략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10 16:06

수정 2022.08.10 16:07

각료 19명 중 14명 교체
통일교와 관계 인정한 7명 '아웃'
아베 전 총리 친동생, 기시 방위상 교체
통일교 커넥션, 인적쇄신 칼날로 작용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자민당 총재)가 10일 일본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새롭게 재편한 당 핵심 인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AF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자민당 총재)가 10일 일본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새롭게 재편한 당 핵심 인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균형과 결속'을 키워드로 10일 개각과 더불어 자민당 조직에 대한 인사를 동시에 단행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전후 최대급 난국"이란 용어를 쓰면서 각료 19명 중 14명을 대폭 물갈이 했다. 구심점을 잃은 '아베파' 처우에 대해선 이선후퇴 기조 속에 정권과의 협력 통로 차원에서 재기용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점진적 정리 전략을 택했다.

아베파의 상징적 인물이라 할 수 있는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 방위상(아베파)은 그와 더불어 아베 전 총리 사망사건과 관련된 통일교와의 관계를 인정한 다른 6명의 각료들과 함께 물갈이 대상이 됐다.
통일교 관련 인물 7명의 정리에도, 이날 아사히신문은 데라다 미노루 총무상(기시다파·첫 입각),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모테기파·재입각), 야마기와 다이시로 경제재생상(아소파·유임)등 3명에게서 통일교와의 접점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통일교 이슈가 인적쇄신의 칼날로 작용하는 형국이다. 요미우리신문이 실시한 이달 초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57%로 직전 조사 대비 8%p 하락했다. 기시다 총리에 대한 비판이라기보다는 전반적으로 자민당 정권과 통일교 커넥션에 따른 실망감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10일 개각에 따라 디지털 담당상으로 재입각한 고노 다로 자민당 홍보본부장이 이날 총리 관저로 들어서고 있다. 로이터 뉴스1
10일 개각에 따라 디지털 담당상으로 재입각한 고노 다로 자민당 홍보본부장이 이날 총리 관저로 들어서고 있다. 로이터 뉴스1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에서 경제안보상으로 이동한 다카이치 사나에. 로이터 뉴스1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에서 경제안보상으로 이동한 다카이치 사나에. 로이터 뉴스1

신임 방위상에는 하마다 야스카즈 중의원(무파벌)이 기용됐다. 방위상과 방위청 부장관, 중의원 안전보장위원장 등을 지낸 12선의 안보 분야 전문가다. 아베파의 핵심인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은 자민당 넘버3 자리인 정무조사회장(당 정책위의장 격)으로 이동했다. 당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중의원 97명)의 지분을 일정 부분 인정해줌으로써, 안정적 정권운영을 위한 협조를 얻기 위한 노림수로 풀이된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아베파)도 유임됐다. 관방장관은 총리의 비서실장격이자, 위기관리를 총괄하는 자리다. 무파벌로 지난해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아베 전 총리의 지원을 얻어 기시다 총리와 겨루며 단숨에 당 정무조사회장까지 꿰찼던 다카이치 사나에는 이번 개각에서 경제안보담당상(장관)으로 사실상 하향 이동했다.

각료 19명 가운데 △아베파(소속 의원 97명)와 3위인 아소파(50명)가 각 4명 △2위인 모테기파(54명)와 4위인 기시다파(43명)가 각 3명 △니카이파가 2명 △무파벌 2명 △연립정권인 공명당 1명(국토교통상)이다. 기존 내각과 비교하면 아베파와 기시다파 각료 수는 그대로인 반면 아소파는 1명 늘고 모테기파는 1명 줄었다. 전체적으로 파벌 간 균형을 맞춘 모습이다. 기시다 총리와 자민당 총재 선거 때 결선투표에서 맞붙었던 고노 다로 자민당 홍보본부장(아소파)이 디지털 담당상으로 재입각한 것도 주목거리다.

자민당 4역에선 모테기파의 수장인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이 유임됐다. 하기우다 경산상의 정조회장 이동과 함께 총무회장에는 엔도 도시아키 선거대책위원장(다니카기그룹), 선대위원장에는 모리야마 히로시 총무회장 대행(모리야마파) 이 임명됐다.
교도통신은 "장기 집권을 노리고 당내 배려를 우선시했다"며 아베 전 총리 사망 이후 "(기시다 총리는) 아베파와 보수층의 이반을 경계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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